대중매체세미나-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1)

[ 여전도회 ] 미디어 변동

임성빈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7월 06일(금) 17:59

학생들 눈과 귀에 '와닿는' 방법으로
'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 ①

*지난 6월 26일 열린 13회 대중매체 세미나에서 장신대 임성빈교수가 발제했던 '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를 주제로 한 원고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오늘 우리에게 미디어란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 문화적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와 문화변동은 따라가기조차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디어는 사회의 중추 신경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곳에서 발생한 새로운 문화적 유행은 미디어라는 신경망을 타고 급속히 사회 전 부문으로 침투한다. 특히 TV, 라디오와 같은 전파 미디어와 컴퓨터, 인터넷을 비롯한 SNS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사회변화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게 되었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새로운 사회 구조의 탄생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서 새로운 삶의 양식, 즉 문화가 시작되었음을 뜻한다. 미디어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세계는 미디어에 의하여 지탱되는 모습을 띄기에 이르렀다. 급변하는 미디어의 발달과 이에 따른 급격한 문화변동과는 대조적으로 교회의 인식과 대응은 안이하며 미진해 보인다. 오늘의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과제는 미디어로 인한 문화변동의 현실에 대한 민감한 분석과, 미디어를 잘 활용하여 복음을 나누며, 결국에는 이 시대의 문화를 하나님 나라의 방향으로 변혁함에 있다. 문화 변혁에 있어서 미디어의 역할이 지대함을 인식하기에, 이 글에서 우리는 미디어의 능동적 활용을 위한 신학적 기초를 놓고, 미디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미디어 교육이란 무엇인가

미디어는 두 얼굴을 가진 양면의 존재이다. 문명의 이기로서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여러 가지 면에서 역기능적 폐해를 야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교육도 긍정적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미디어 창조교육과 역기능적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교육의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미디어교육이란 올바른 매체이해 및 수용교육인 동시에 주체적인 창조 및 활용교육이다. 따라서 대중매체를 비롯, 각종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매체를 주인인 인간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인 셈이다. 현대사회의 지배적 환경이 되어버린 매체환경이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고 심지어는 파괴하는 경우까지 생겨나는 데 대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미디어교육은 매체본질(언어 및 구조) 이해교육, 매체비판 및 비평교육, 매체감상교육, 매체수용교육, 매체의 창조적 활용교육, 매체적응교육, 매체제작교육 등의 개념을 모두 포괄한 개념이라고 종합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미디어를 이용한 교육(Education Media) 즉, 교육공학적 개념을 미디어교육(Media Education)으로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본래 미디어교육의 기본 이념은 올바른 수용자 교육으로 수용자에게 미디어의 본질을 이해시키는 교육(Media Education)으로서 매체의 교육적 활용과는 개념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나 다만 근자에는 이 양자 간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옳을 듯하다. 즉 개념적 정의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교육 방법 개발과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회현장에서의 미디어활용 실태

미디어 활용의 측면에서 교회 교육은 현 시대의 급격한 발전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평소에 컴퓨터 통신을 하며, 인터넷 가운데 항해하는 반면에 일반적 교회 교육의 모습은 말이나 활자를 통해서 전달되는 구전(口傳) 또는 활자 매체에 의존하고 있다. 오늘날 교회 교육을 진단할 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전달 미디어의 후진성만은 아니다. 교회 교육에서 주로 사용되는 자료들은 오늘의 구체적 삶을 다루고 있기보다는 종교적 자료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도 문제가 있다. 교회의 공과책이나 보조 교재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대부분 종교 자료에 국한된다. 일상적 삶에서 맞이하는 구체적인 문제 상황은 상세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용어도 주로 종교적 용어가 사용되고 있기에 일상적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 교육의 내용이 되는 메시지는 많은 경우에 학생들에게 가서 닿지 못하고 있다. 설교나 가르침의 내용은 학생들의 마음이나 눈과 귀에 "와닿는" 절실한 내용이기보다는 낯선 내용으로 여겨진다.

미디어 활용의 신학적 근거

사실 우리가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단지 시대적인 필요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성서적 실례에서 드러나는 바 하나님 사역의 구체적 모범 때문이다. 성서적 본문을 통해서 살펴볼 때 우리 하나님은 인간의 삶 속에서 말씀하시며, 자신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소통(疏通)하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능동적이며 주도적으로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소통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은 단지 말씀하시는 것을 넘어서서 그 말씀이 우리 가운데 들어오도록 길을 닦아주시는 분임을 뜻한다.

우리는 성서 속에서 하나님께서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인간에게 자신의 뜻과 계획을 계시한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말씀하실 때 인간 주변에 있었던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셨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에게 말씀하셨을 때 하나님이 사용한 것은 아브라함 주변의 일상적 자연이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로 그게 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게 하리니"(창 22:17)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는 하나님께서 하늘의 별을 일종의 매체로 하여 말씀하셨음을 의미한다. 사실상 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서 기도를 드릴 때 아마도 집밖으로 나와서 하늘의 별을 보면서 기도했을는지도 모른다. 하늘의 별을 보면서 하늘의 하나님께 기도했을 때 하늘과 땅, 그 사이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별'을 매체로 하여 당신의 뜻과 계획을 아브라함에게 알려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자신의 계획을 알려주신 것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양을 치던 모세에게 사막의 떨기나무를 통해서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을 알려 주셨다. 이러한 경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을 알려 주시되, 우리 삶의 일상적 매체를 통하여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이 누구인가를 알려주실 때에 장황한 교리나 이론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사물을 매개체로 하여 당신의 존재를 알려 주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성경의 하나님은 무미건조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분임이 드러난다.


임성빈/장신대 교수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