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값없는 약속의 가치

[ 기자수첩 ] 기자수첩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06월 27일(수) 14:26
한국교회연합이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초대 사무총장 안준배목사의 취임 감사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이날 감사예배의 분위기는 잔치집에서 느낄수 있는 일반적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일단 참석자의 수가 매우 적었다. 심지어 총회에 참석한 총대들보다 기자들의 수가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한국교회의 새로운 연합기구라는 타이틀을 앞세우고 출범한 한국교회연합의 사무총장 취임예배치고는 너무도 초라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왜일까. 사실 안준배목사의 사무총장 선임은 조건부로 승인됐다. 5월 31일 열린 한교연 1차 실행위원회에서 실행위원들은 안준배목사의 소속 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측)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탈퇴할 경우 안준배목사를 사무총장에 선임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실행위원회의 이같은 결의에 따라 한교연 관계자들의 관심은 6월 6일 열렸던 기하성(여의도측) 실행위원회로 쏠렸지만 기하성 총회는 이날 한기총 탈퇴건을 다음 실행위로 넘겨 버렸다. 기하성 총회의 고심이 엿보이긴했지만 어쨌든 조건부 선임의 전제조건은 충족되지 못했다. 논란이 일었지만 김요셉대표회장은 기존의 카드를 밀어 부쳤다. 이날 열린 임시총회가 썰렁한 데는 이런 사정들이 녹아져 있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김요셉대표회장은 "안준배목사에 대해 해당 교단이 인준을 했다"는 정도로 설명을 했지만 발언을 얼버무리는 통에 기자들조차 정확한 발언을 받아적지 못했다. 한국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지도자들이 모인 한국교회연합. 그 연합회에서조차 결의와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어찌 교인들에게 신앙적 양심을 가르칠 수 있을지 궁금할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현실은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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