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준비교육, 가르쳐야한다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27일(수) 11:20
최근 죽음준비교육(death education)이 종교계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각 종단에서 죽음학에 대한 강의들이 활발하다. 대학가에선 죽음학 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잘 먹고 잘 살자'라는 '웰빙'(well-being)의 문화와 함께 '품위 있게 잘 죽자'라는 '웰다잉'(well-dying) 문화가 강조되는 상황이다.
 
죽음준비교육을 네이버 지식사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에 대해서 평소에 생각하고 걸맞는 준비를 하는 마음가짐의 중요함은 예로부터 철학이나 종교가 일관해서 주창해 왔는데, 의학의 진보로 죽음을 보게 되는 일이 적어진 현대인은 필요이상으로 죽음을 두려워하고 터부시해 묵살하려 하고 있다. 그 때문에 눈앞에 죽음을 직면하게 되면, 마음이 흐트러져 이별에 앞서 필요한 정신적 과정을 잘 넘기지 못한다. 죽음을 직시하고 이에 친숙해진다는 것은 등을 맞댄 생을 보다 더 풍요롭게 해준다. 그것을 위한 교육을 의료종사자는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생애를 통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같은 죽음학(thanatology)은 여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바, 죽음의 의미를 법률적, 의학적, 철학적, 종교적으로 이해하며, 아울러 유언장 쓰기, 영정 사진 찍기, 장묘 시설 방문, 입관 체험 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가톨릭 신학자 메이(William F. May)는 죽음에 대한 두 가지의 태도를 경계하였다. 먼저는 죽음의 두려움에 휩싸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죽음을 계속적으로 회피하려는 태도이다. 이에 있어 메이는 기독교인의 죽음에 대한 자세로서 '의연함'(nonchalance)을 강조한다.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죽음이 피할 수 없다고 하여 매일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아서도 안 된다. 죽음을 인정하지만 그것에 눌리지 않는 자세, 곧 죽음을 담담히 맞을 수 있는 의연한 자세를 이러한 죽음 준비 교육은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죽음과 생명은 서로 멀지 않다. 생명 속에 죽음이 있으며, 죽음 속에 생명이 있다. 우리는 매일 죽음과 싸우며 산다. 질병과 싸우고 부정의와 갖은 억압과도 싸운다. 생태파괴의 현실에 맞서 투쟁하며 산다. 삶은 언제나 죽음이 될 수 있듯, 죽음도 생명과 연하여 있다. 죽음이 없는 생명이 없으며, 생명이 없는 죽음도 없다. 그렇게 죽음의 이해는 또 다른 삶의 이해이다. '웰다잉'은 우리에게 잘 죽는 방법만 아니라, 잘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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