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 격리된 두 얼굴의 신자들

[ Book ] 갑각류 크리스천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6월 27일(수) 09:46
저자 옥성호 씨 '갑각류 크리스천' 저자사인회 개최
 
 
 
   
▲ 지난 15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저자 사인회 모습.

갑각류(甲殼類). 게나 새우처럼 몸의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는 외골격은 단단하지만 그 속은 한없이 약한 생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을 '갑각류'에 묘사한 책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의 저자 옥성호가 최근 '갑각류 크리스천(테리토스)'을 펴내고 지난 9, 15일 교보문고 강남점과 광화문점에서 두차례 저자사인회를 가졌다. '갑각류 크리스천'은 신앙과 삶이 격리된 두 얼굴의 신자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저자는 새벽기도, 술 담배 안하기, 십일조, 큐티 등 겉껍질은 단단하게 다지지만 정작 그 속은 신앙의 확신, 기본적인 신학이론의 결핍 등 연약한 살로 가득 채워진 한국교회 성도들의 수동적인 신앙 형태를 갑각류에 빗대어 파헤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갑각류 크리스천'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찾아볼 수 있다. 겉모습에 집착하고 성공한 유명인사를 쉽게 숭배하며, 내용보다 효과를 중시해 감정 고양에 치중하고 신앙에 대한 이성적인 의문에 지나치게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것. 그래서 연예인 등 유명인의 간증이라면 껌뻑 죽고 신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각종 신유집회가 범람하는 등 맹목적인 신앙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부족한 기독교'에서처럼 생동력을 잃어가는 한국교회를 향해 다시 한 번 애정어린 쓴소리를 던지고 있다.
 
그렇다면 갑각을 벗어 던지고 진정한 신앙의 속살을 다지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이 책에서 옥 씨는 "기독교 진리의 절대성과 배타성을 확신할지라도 매 순간 신앙에 대한 의문과 회의를 솔직히 드러내고 치열하게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모험을 두려워한다면 한국교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만의 리그', '하나의 외딴 섬'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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