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독교학교에 꽃피운 캠퍼스 선교의 열매

[ 아름다운세상 ] 아름다운 세상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2년 06월 25일(월) 11:24
 경북대학교 기독센터, 캠퍼스 복음화의 베이스캠프로 우뚝

   
▲ 1955년에 건립된 경북대학교 기독센터. 긴 역사 만큼 학원 복음화를 위한 다양한 선교전략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캠퍼스 선교사로 헌신하는 기독 학생들.

【대구】 "캠퍼스선교 정말 어렵습니다. 이단들은 득세하고 반기독교 정서는 높죠, 심각한 것은 학생들이 크리스찬임을 숨기려 합니다. 캠퍼스 선교전략, 바뀌지 않으면 다음 세대 세울 기회마저 잃게 됩니다. 절실합니다. 위기입니다. 기도해 주세요…"
 
대학교회의 한 사역자가 말끝을 흐린 채 울먹인다. 절실함이 가득하다. 그 사역자가 눈물 흘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캠퍼스선교 현장이 총성 없는 심각한 영적 전쟁터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캠퍼스 현장의 위기 상황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이슬람은 최근 서울대학교 기숙사에 기도실을 마련하는 등 전국의 대학교를 통해 대규모 상륙작전을 펼치고 있고, 이단과 사이비 세력은 캠퍼스를 집중 공략의 무대로 삼고 있다.
 
또 캠퍼스 밖에서 들려오는 한국교회의 분열, 목회자와 성도들의 급격한 세속화, 대형교회 목회자의 세습과 윤리적 문제 등은 넘지 못할 장애물로 작용했다. 부정적인 부분만 두드러진 이러한 현실은 대학 청년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고 사역자들은 분석했다.
 
결국, 구원의 종교, 사랑의 종교였던 기독교는 안타깝게도 그들에게 부끄러운 종교, 감추고 싶은 종교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특히 외국 선교사들이 이 땅에 학교를 세우고 교육이라는 도구로 복음을 전했던 역사를 돌이켜보면 가슴치고 통곡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교계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방관했다. 일부 사역자들은 캠퍼스선교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교회의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교세는 꾸준히(?) 감소추세다. 더욱이 캠퍼스선교는 '멘탈붕괴' 직전이다. 수많은 선교단체는 조직과 규모 등 동력을 유지하는 데만도 힘에 부친다. 여력도 없다. 생존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센터에서 생활하는 63명의 학생들은 매일 새벽 6시에 기상해 경건회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진은 기도회를 열고 있는 기독학생연합회 모습.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던가. 절실함을 한데 모아 고민하며 캠퍼스선교의 위기를 기회로 꽃피우기 위해 아름다운 땀 방울을 흘리는 공동체가 있다.
 
대구광역시에 있는 경북대학교 기독센터와 선교사역에 헌신하는 본교단 경북노회 이상욱목사(경북대학교회)가 주인공이다.
 
최근 기독교학교의 대표격인 연세대학교가 비참하게도 교계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과정들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이 경북대 기독센터는 지역 인근에 있는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 등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대학에도 없는 기독교 대학생들만을 위한 기숙사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놀라움을 더한다.
 
기독교학교에서도 없는 선교센터(설립 당시 기독회관)를 세우고, 기숙사를 건축해 기독 학생들에게 유익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며 학원복음화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경북대 기독센터의 역사와 역할을 통해 캠퍼스선교의 미래를 들여다봤다.
 
이와 관련 경북대학교회 이상욱목사는 "경북대 기독센터에서 진행된 그동안의 사역과 사역자들의 헌신은 눈물 없이는 들여다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한편의 영화와 같다"고 소개했다. 비기독교학교이기에 그 사역의 값어치는 치솟는다.
 
경북대 기독센터(기독회관)는 1955년 설립됐다. 경북대기독학생회(SCA)의 주도로 4개국 14개 대학 기독교수와 학생들의 후원을 얻고, 고병간 경북대 초대총장과 삼덕교회를 비롯한 지역 교계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준공됐다.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지금까지도 학교예산이 반영되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센터는 학교 종합 발전 계획에 따라 1977년 2층 건물로 개축됐고, 2005년 예배당과 기숙사 등이 포함된 또 다른 신축 건물을 증축했다. 57년의 역사 때문일까. 건물은 아주 낡은 상태다. 하지만 꾸준히 전개된 센터의 역할은 기독교수회, 동문회와 후원회 등의 협력으로 캠퍼스 현장 속에서 더욱 새로워 졌다.
 
또 선교단체 및 학과 기독인 모임, 각종 선교활동 지원 등 학교 내 모든 기독인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기독센터를 중심으로 기독학생 연합회, 기독교수회, 교직원신우회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도 돈독히 구축했다.
 
이뿐만 아니다. 기독문화사역과 캠퍼스 정보 수집 및 제공, 외국인 유학생 사역 등도 함께 펼치며 다양한 선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 생활하는 63명의 학생들은 매일 새벽 6시에 기상해 경건회로 하루를 시작하고 각 과에 설립된 기도모임을 통해 센터의 사역을 뒷받침 한다. 63명의 학생들, 캠퍼스 선교사로 변모한 것이다.
 
   

기독센터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기독인재를 양성하고 △지역교회 봉사(출석교회 봉사) △캠퍼스복음화 등에 목표를 두고 선교사역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8백여 명의 동문도 배출했다. 본교단 손인웅목사를 비롯해 김성수총장(고신대), 옥수수박사 김순권, 전 산자부 장관 김영호, 전 대구경찰청장 구홍일 씨와 다수의 경북대 교수, 현재 경북대교회를 시무하고 있는 이상욱목사 등이 센터 출신이다.
 
이상욱목사는 "캠퍼스선교단체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고 초점이 흐려지거나 분산되기 시작할 때 공동체는 정적이며 내향적인 공동체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북대기독센터는 캠퍼스를 선교지로 바라보고 현장에서 치열하게 영적전쟁을 수행하는 캠퍼스 복음화를 위한 베이스캠프이다"고 소개했다.
 
향후 기독센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외국 유학생들을 위한 '글로벌기독센터'도 구상 중이다. 매일 변화하는 캠퍼스 상황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캠퍼스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사랑과 신앙을 통해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전통과 역사를 유지하면서도 학생들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독센터의 아름다운 사역의 열매가 더욱 풍성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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