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에바다의 은총

[ Deaf Story ] 데프스토리

김유미원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25일(월) 11:10

청인인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농인(Deaf person)을 단 한 번도 보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리는 삶의 어느 한 순간 어느 모퉁이에서건 농인과 조우하고 때로는 무언가를 소통하거나 함께 하여야 할 일이 생긴다. 그러한 순간 우리가 다음의 이야기들을 기억해낸다면 우리는 생의 그 순간을 하나님께 온전히 봉헌하는 은총을 입게 될 것이다.
 
"내(농인)가 듣지 못하기 때문에 수화통역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수어를 모르기 때문에 수화통역이 필요한 것입니다."
 
"내가 수화통역사와 함께 당신을 마주하였을 때엔 수화통역사가 아닌 나를 보고 이야기 해 주세요!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나이니까요."
 
"당신이 수어를 잘해서 저는 기쁩니다. 내가 당신과 함께 하는 순간만큼은 수많은 청인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더라도 당신의 수어를 멈추지 말아주세요! 당신의 입술을 읽다 포기하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 순간 저는 한없이 왜소해지거든요."
 
"기억해주세요! 나는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함께 가고 있는 또 하나의 당신이란 것을요."

 
이천년 전! 주님은 인류에게 '에바다'의 기적을 선물하셨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완성된 기적'으로 보고 수많은 농인들에게 '에바다'를 이루라고 강요한다. 신실한 농인들이라면 에바다의 기적, 즉 귀가 열리는 기적을 자신에게도 허락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은 이가 없다. 그리고 이 땅에서는 이루지 못했지만 천국에 가면 에바다의 기적이 일어나리라며 그들은 애써 웃는다. 이러한 농인들에게 필자는 이야기한다. "천국에 가면 하나님도 예수님도 모두 농인이실 거다. 천국의 언어는 수어라서 수화언어 모르는 청인들은 천국가면 먼저 어학연수 받아야 한다."
 
에바다! 주님이 그 사나이에게 주었던 그 선물은 단순히 귀가 들리는 것이었을까? 에바다는 온전히 농인의 소관사항이고 청인에겐 아무런 관련도 없는 것일까?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을 안고 오늘도 세계의 오지로 선교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선교강국 대한민국! 그러나 어쩜 우리 시대의 마지막 땅 끝은 물리적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의 마음의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이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 '에바다'의 사나이는 우리 가까이 조용한(?) 이웃이 되어 예수님과의 조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주님은 '에바다'를 선언하셨을 뿐이고 여전히 우리를 통해 '에바다'의 은총을 확장하길 원하신다. 우리의 심장이 그리스도의 것이 되는 날! 진정한 '에바다'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이다. 에바다! 단절의 이원성을 넘어선 소통! 세상이 주는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모두에게 열려 있는 하늘의 신비! 그 은총의 길을 그들과 함께 손잡고 걸어 갈 때 우리 영혼은 그리스도의 심장이 되고 마침내 그 분의 진동과 하나 되어 천국의 춤을 추게 되리라!
 
그동안 '우리 시대의 땅 끝 - Deaf Story'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유미원장 / 한국농문화연구원  http://deafcultu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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