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으로 복음화 꿈꾼 봄날의 태양 같은 故 이동훈교수의 이야기

[ Book ] 부인 김병숙 여사,그의 일생 통해 한국 교회음악 역사 회고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6월 19일(화) 15:16
   
'가슴마다 파도친다' 등을 작곡한 이동훈(1922~1974)의 아내 김병숙권사가 남편의 일대기를 담은 '네가 주를 사랑하나(홍림)'를 펴냈다. 남편을 그리며 쓴 이 책은 김병숙권사의 유고작이 됐다. 지난 3월 20일 출간 이후 12일 만인 4월 1일 향년 9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것. 막 2쇄 인쇄에 돌입했던 참이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다섯곡의 찬송을 찬송가에 수록한 이동훈교수는 '한국 교회음악의 뿌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부친의 영향으로 민족복음화에 관심을 갖고 "합창으로 우리나라 복음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본교단 증경총회장을 지낸 이기혁목사의 며느리이기도 한 故 김병숙권사는 이동훈교수의 사후 남편의 유지를 따라 교회 여성 성가대원들을 중심으로 에스더선교합창단을 창단하고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4명의 자녀를 홀로 뒷바라지하며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감당해냈다. 2남 2녀 중 장남 수철은 주안장로교회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차남 수영은 장신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다가 현재 새문안교회의 담임으로 시무하고 있다. 서문에서 이수영목사는 "아버지는 돈 안 생기는 교회음악만 하셨으니 연주회를 한 번 할때마다 우리는 매번 조금 더 싼 집으로, 점점 더 변두리로 이사를 가야 했다"고 털어놓으며 "하나님 사랑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를 끝까지 버티게 해준 힘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목사에 따르면 이 회고록 출판을 위해 며칠 동안 밤늦게까지 자료를 찾던 중 어머니 김병숙권사의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남편을 향한 그리움이 책장마다 묻어나는 이 책에서 김 권사는 일제 치하의 전쟁과 가난 속에서 바이올린 연주자,지휘자,작곡자로 활동했던 남편의 일생을 통해 한국교회음악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있다. 책의 제목은 이동훈교수가 작사ㆍ작곡한 '네가 주를 사랑하나'로 결정했다. 남편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서술하며 저자는 "언제부터인가 그가 마치 영화 '미완성 교향곡'에 나오는 주인공 슈베르트 같이 멋진 사람으로 내게 다가와 있었다"며 수십년이 지나도록 변함없는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부록으로는 17곡의 악보가 수록됐다. 장남 이수철교수가 출간한 부친의 작곡집 '여호와는 나의 목자(기독교음악사)'에 실린 곡을 중심으로 장녀 이정희권사가 선정한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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