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문화일뿐, 오해하지 말자"

[ 교계 ] 기독교 문화포럼, '레이디 가가 논쟁' 무엇을 남겼나?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6월 13일(수) 15:03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이 열린지 한달 여가 지났다. 이른바 '레이디 가가 논쟁'에 한국교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그 의미와 과제를 돌아보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지난 7일 '팝 게릴라 레이디 가가' 출간을 기념해 예영커뮤니케이션(대표:김승태), 문화선교연구원(원장:임성빈)이 공동주최한 기독교 문화포럼이 서대문구 대신동 필름포럼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발제자들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레이디 가가 내한공연 불매운동을 펼치면서 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 교계가 '보다 성숙한,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했다.
 
레이디 가가를 '가톨릭 신자'로 규정하고 발제를 시작한 최태연교수(백석대)는 "그녀는 20살까지 가톨릭 신자로 교육받았다"며 "그러나 그녀의 영성은 다분히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혼란이 있다. 혼합주의적인 신앙, 지나친 상업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영화 거짓말,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등의 반대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최 교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생각은 조금 다르다. 자기 의견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한다거나 어느 하나의 목소리가 기독교를 대표하는 것처럼 들리게 해서는 안된다"고 맹목적인 반대운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대중문화 콘텐츠를 기독교 교리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준용대표(문화해석과 향유 네트워크)는 "레이디 가가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접근하는 그룹이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며 "예술은 예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종은교수(추계예대 강사)도 "다빈치가 동성애 경험이 있었다 해도 루브르에 가면 모나리자 앞에서 사진을 찍는 등 우리는 너무나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며 기독교인들이 문화해석에 있어 보다 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임성빈교수(장신대)는 "레이디 가가 논쟁을 지켜보면서 신학자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반성과 성찰을 통해 또 다시 이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회와의 소통 방식과 내용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 우리 안에서부터 많은 대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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