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역사로 하나님의 순수한 말씀을 선포하라

[ 총회1백주년 ] 총회 백주년 기획 / 설교의 전망

주승중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6월 12일(화) 15:53
1. 들어가는 말
 
세계선교 역사상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룬 교회다. 그리고 그 성장의 핵심에 바로 하나님의 말씀의 선포가 있었다. 성도들이 모여서 예배드릴 때마다 강단에서 살았고 운동력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그 말씀 앞에 성도들이 가슴을 치며 회개하고, 저들의 삶에 말씀에의 순종으로 인한 열매가 넘치게 되었고 그 결과 한국교회는 이 땅의 어두움을 밝히는 빛으로서 역할을 감당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 설교의 현장에 강단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교회가 이 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본 글은 오늘 한국교회의 강단의 현장을 장로교회의 시조인 존 칼빈의 설교신학을 가지고 진단하는 가운데 그 원인을 생각해보고, 앞으로의 설교 갱신의 과제에 대해서 모색하고자 한다.
 
2. 장로교회의 시조인 칼빈의 설교신학
 
칼빈은 설교란 성경을 강해하는 것이며 성령님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들려지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았다. 그리고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하나님의 입'(mouth of God)으로서 하나님의 위탁을 받고 보냄을 받은 대사(ambassador)라고 하였다. 그리고 칼빈은 설교 속에서 성령님이 역사하실 때만이 설교는 하나님의 살아 있는 말씀, 즉 계시의 말씀이 된다고 하였다. 칼빈은 성경 책들을 연속적으로 설교하였는데, 성경적 메시지를 전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하여 교부들의 강해 설교 전통을 따라서 주석적 강해설교를 하였다.
 
칼빈은 무엇보다도 설교를 본문을 철저히 해석하는 것으로 이해했고 그래서 본문의 참된 성경적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그리고 그 본문의 진리에 자신이 먼저 순종하려고 노력했고 더 나아가 회중들의 삶과 경험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였던 강해설교자였다. 칼빈은 설교를 듣는 회중에게도 바른 태도를 요구했는데 설교자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는 설교를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빈은 설교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쉽고 일상적인 언어를 선택하였고 성령의 능력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의 경험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본문 말씀을 회중에게 보다 분명하고 생생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는 다채로운 언어의 표현법을 사용하였는데 비유법 은유법 감탄법 과장법 수사학적 질문들과 함께 일상생활에서 나온 다양한 예화들도 사용하였다. 이렇게 칼빈은 회중들에게 감정적으로 또는 경험적으로 호소하기 위하여 비유나 이미지가 풍부한 표현들을 많이 사용했고 그 결과 그의 설교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줄 수 있었다.
 
3. 한국교회 강단의 문제점들과 갱신의 과제
 
첫째로, 한국교회 설교사역의 현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설교의 복제와 표절의 문제이다.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집이나 인터넷들을 통해서 남의 설교를 도용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 설교의 복제와 표절 문제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한국교회 설교자들이 너무나 많은 설교의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설교자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0편 이상의 설교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도한 설교의 부담은 결국 한국교회 강단에 본문 말씀을 떠난 설교가 범람하게 만드는 두 번째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교회의 설교가 직면하고 있는 세 번째 문제는 많은 설교들이 성경을 단편적으로 해석한 내용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많은 설교가 본문의 컨텍스트를 무시한 채 단편적으로 해석하여 본문의 의미를 온전히 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회 강단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들 가운데 네 번째 문제는 설교자들이 인격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설교의 내용과 설교자의 삶의 괴리현상이 문제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설교자들의 성공지향적인 성향이 문제이다. 즉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를 교회성장의 수단으로 생각하여 인본주의적인 설교와 포퓰리즘적인 설교를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4. 한국장로교회의 강단의 회복을 위한 제안과 전망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 강단의 갱신을 가져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칼빈의 입장에서 바라 본 한국교회의 강단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설교에 대한 인식의 회복이 있어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 설교자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하여 부름받은 '하나님의 입'이요, '대사'라는 자기 인식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셋째, 한국교회의 강단이 성령님이 지배하는 말씀 중심의 강단으로 다시 거듭나야 하며, 설교자들이 '성령님의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넷째, 한국교회의 강단에서 오직 성경만을 그리고 성경 전부를 전하는 설교가 회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한국교회는 성구집(lectionary)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에 우리 장로교 총회가 1백주년을 맞이하여 우리에게 맞는 교회력과 성구집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너무나 소중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로, 한국교회 강단에서 인본주의적인 설교와 포퓰리즘적인 설교를 몰아내고,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설교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 강단은 설교의 언어 사용에도 유의해야 하는데, 설교자들이 21세기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이하여 이미지와 은유 그리고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언어의 사용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5. 나가는 말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는 지난 2천년 동안 그 역사를 같이 하여 왔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말씀이 강단에서 올바르게 선포될 때 교회는 부흥했고 그렇지 않을 때 교회는 병들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지난 1백년 동안의 한국장로교회의 역사이기도 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온전히 외쳐지고 선포되었을 때, 우리 교회는 엄청난 성장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성공주의에 사로잡힌 인간의 말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강단은 오염되었고 교회는 병들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가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장로교회는 다시 한 번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강단에서 오직 하나님의 순수한 말씀만이 외쳐지고 선포되어야 한다. 바로 거기에 한국장로교회의 회복과 나아갈 길이 있다.
 
주승중교수(장신대 예배설교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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