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여왕의 나라 예멘,아덴만의 땅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30일(수) 10:15

 

   

지혜를 사모한 여왕이 먼 바닷길을 마다하지 않고 솔로몬왕을 찾아왔었다. 바로 그 시바여왕의 나라가 예멘이다. 우리에게 아덴만의 여명작전으로 잘 알려진 아덴만에 접한 중동국가이다.
 
예멘하면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중동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 거주지가 있는 유구한 역사를 품은 곳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유럽의 길목에 있어 예로부터 문화적으로 풍부했고,중동국가 가운데서 아랍인의 독특한 기질과 문화적 전통을 가장 잘 이어온 나라였다.
 
그런 나라가 산유국임에도 국민 2천3백만명 중 절반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중동 최빈국으로 몰락했다. 통일로 봉합되는가 했던 남북의 갈등도 더 노골화되고 있다. 작년 자스민 혁명으로 33년간 장기집권을 해온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분단된 예멘을 통일로 이끈 정치적 지도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유지를 위한 권모술수와 부정부패 등으로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 결국 대통령궁에 떨어진 로켓포에 부상을 당한 뒤 이웃나라로 도망쳤다. 살레 대통령 이후 임시 대통령이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부통령이 올해 2월 치러진 대선에서 단독 출마해 대통령이 되면서 극심한 혼란은 안정을 찾는가 했다.
 
그러나 신임 하디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불안정한 정세는 여전히 지속되었고,마침내 지난 5월 21일 예멘의 수도에서 군사퍼레이드 중 폭탄테러가 발생해 96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남북 예멘의 통일을 기본적으로 흔드는 충격적인 사건으로,1994년 7월 북예멘의 일방적 승리로 통일국가가 수립되었던 이전과 같은 내전이 재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정치적인 불안에는 예멘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가 있다. 알카에다는 예멘 남부의 산악지대를 점령하고 틈틈이 정부군을 공격해 통제력을 와해시키고 있다. 알카에다는 교육기회가 열악한 남부 산악지대에 학교를 세워 지역민에 파고들고 있고,홀대받았던 남부민들을 선동해 정부에 대항하게 하고 있다. 통일 이후 북부 출신 독재자 살레 대통령 정부에 의해 정치와 경제ㆍ사회 각 부문에서 소외돼 2류 시민으로 전락당했다는 남부인들의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예멘의 불안한 정세만큼 반 기독교 정서가 늘 선교사와 선교단체를 향한 공격으로 표출되었다. 이미 예멘은 세계 기독교 박해 10대 국가에 들어 있다. 2002년 12월, 예멘에서 미국 의료선교사 3명이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고,2009년에 한국인 관광객을 향한 폭탄테러로 4명이 숨졌으며,3개월만에 또 다시 한국인 여성 사역자가 납치,살해됐다. 올 3월에는 오토바이를 탄 무장괴한 2명이 미국인 교사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사실 예멘 땅은 일찍이 기독교가 전파된 곳이었다. 예멘 땅에 기독교가 들어간 것은 1~2세기경으로 오순절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사도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회심 후 바로 아라비아로 갔다고 하는데(갈1:17) 그 전도의 여파가(행9:20) 계속해서 아라비아 땅에 전해져 예멘까지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안정적으로 존재해 오던 기독교가 4백30년에서 4백50년 사이에 유대교로 개종한 왕이 들어서면서 박해를 당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인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죽였으며,마을을 약탈하고 큰 구덩이에 수 천명의 기독교 수도사들과 처녀들을 불살라 죽인 순교의 땅이었다. 다행이 역사는 전환되어 5백25년부터 5백70년 사이에는 기독교가 예멘의 공식 종교로 선포되었다. 이 때 수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개종했다.
 
예멘 땅의 현재를 보며 다시 복음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예멘의 봄은 올수 있는가. 민주화의 봄이 아니라 복음의 봄 말이다. 예멘 국민들이 복음 앞에 아멘으로 화답할 날,예멘이 아멘으로 돌아서는 날을 꿈 꿔 본다.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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