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종교정당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이강근목사의 중동이야기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22일(화) 11:03

중동문제의 한 축이 이스라엘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정치에 한 축을 이루는 것이 종교정당이다. 종교정당이 커서가 아니라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쥔 적당한 정당규모의 종교정당이 이스라엘 정치를 쥐고 흔들고 있다.
 
이달 초 이스라엘 네탄야후 총리가 정부의 해산안과 조기총선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정국이 혼란스러워 졌다. 다행히 양대 정당인 리쿠드당과 카디마당의 극적인 연합정부 합의로 이스라엘정부가 기사회생했다. 무엇 때문에 정부를 해산하는 직전까지 갔을까. 바로 이스라엘 종교정당이 연합정부 탈퇴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건국 이후 종교정당 때문에 이미 이스라엘 정부가 해산한 예가 한두 번이 아니다.
 
배경은 이렇다. 이스라엘 국민 7백만명에 국회에 입성한 정당이 12개다. 이스라엘은 매 선거 때마다 최대의석을 차지한 그 어떤 정당도 1백20석 중 과반을 넘지를 못한다. 평균 30-40석으로 선거에서 승리한다. 현 네탄야후 정당도 27석으로 승리해 정부를 구성했다. 그러니 선거가 끝나면 승리정당은 바로 연합정부 구성을 위한 파트너를 찾아 나선다.
 
매 선거마다 15~25석을 차지하는 종교정당은 규모로 보나 단순한 정당 요구조건 등으로 볼때 항상 연합정부 파트너 1순위다. 제1당이 값비싼 댓가를 지불하고 2당과 연합정부를 구성하는 예가 드물다. 대신 종교법 준수와 예산배정만 잘해주면 지지해주는 종교정당을 선택한다. 그러니 종교정당은 건국 이래 항상 정부여당과 연합정부를 구성해 왔다. 
 
그러나 그 단순한 종교법이나 종교예산에도 칼을 댈 때가 있다. 경제가 악화되어 있거나 전쟁으로 종교인들의 특혜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때이다. 이 때 종교정당은 정부에 항의하며 연합정부를 탈퇴하겠다는 으름장을 놓는다. 종교정당 탈퇴는 곧 정부의 국회의석 마지노선인 61석이 붕괴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정부가 해산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종교인 군병역 문제로 종교정당이 정부와 맞섰다. 이스라엘 종교인들의 군복무 문제는 건국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될 당시 종교인들은 건국에 반대했고 특히 성경과 탈무드를 공부하기 위해 군입대를 거부했다. 이스라엘 건국 초대 총리를 지냈던 벤구리온이 종교인들을 건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건국에 동참하더라도 예시바학생들의 입대연기를 약속했다. 말이 연기지 35세 때 자동 면제되거나 결혼해 자녀 4명이 되면 가족부양으로 군면제를 받는다.
 
문제는 건국 당시야 군 면제자가 4백여 명 밖에 되지 않았지만, 60여 년이 지난 지금에는 4만여 명이 넘는다. 국민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경제 노동력 손실이라는 측면에서 종교인들을 군대로 끌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끌었다. 마침 대법원은 국방부의 예시바학생 군복무 면제는 위헌이라 판시했다. 종교당이 들고 일어났고 마침대 정부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정부는 다시 해산위기에 처했던 것이다.
 
종교적인 목적으로 군복무를 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종교인들은 제대로된 직장도 얻지 못한다. 일을 안 하니 세금도 내지 않는다. 반면 실업수당과 자녀수당을 받아 생활한다. 나라를 지키다 죽어가는 젊은이들에 비해 군복무를 하지도 않고 혈세을 받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 여론에 종교인들도 할말이 있다. 총칼을 들고 싸우지는 않지만 예시바에서 말씀을 지키고 기도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지켜주고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세속인들은 똑같이 군에 와 우리과 같이 군복무나 하라고 말한다. 오늘 날 강한 이스라엘이 과연 군사력 때문인가, 아니면 종교인들의 기도 때문인가. 이스라엘 사회는 현재 이 논쟁으로 뜨겁다.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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