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울리는 남편의 신발

[ 예화사전 ] 예화사전

김유수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22일(화) 10:57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며 가정의 달이다. 계절의 여왕만큼이나 모든 가정이 평범 속에서 행복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비록 가난했지만 알뜰하게 살아가는 한 여인의 글을 소개한다.
 
형편이 좋지 못한 남편과 나는 결혼식도 못 올리고 부모님의 허락만 받고 그냥 살았습니다. 임신하는 바람에 직장까지 그만두고 남편의 벌이만으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늘 빠듯했습니다. 딸 아이가 태어나고 예방 접종을 받으러 병원에 가야 했습니다. 변변한 옷이 없어서 제 옷으로 대충 감싸 안고 갔습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예쁜 옷과 모자와 신발까지 너무나 비교가 되어 제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그날 저녁 늦게 퇴근한 남편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며 예쁜 아가 옷 하나 사주자고 투덜대었더니 남편이 화를 내면서 아직 걷지도 못하는데 무슨 비싼 옷이냐고 했습니다. 그런 남편이 야속해 눈물이 났습니다.
 
며칠 뒤 친구가 놀려왔기에 그 동안 남편 때문에 속상했던 일, 돈 때문에 힘들었던 일, 모두 친구에게 하소연했습니다. 밤늦게 돌아온 남편이 친구까지 같이 왔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이나 한잔하자고 하더군요. 집에 술이 없어서 슈퍼에 다녀와야 했습니다.
 
문 앞에 남편의 운동화가 놓여 있기에 신발장에 있는 내 신발을 꺼내기 싫어서 무심코 남편의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그런데 신자마자 밑이 푹푹 파여 꺼지는 것 같았습니다. 계단을 내려와 조금 걷는데 뒷부분이 자구 푹푹 파여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습니다. 얼른 한쪽을 벗어들고 밑창을 보니 글쎄 밑바닥이 다 떨어져 있더군요. 예전에 남편이 하루 종일 운동화 한 번 벗지 못하고 일해 발 냄새가 난다며 웃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운동화가 떨어졌는데도 신발 새로 사야겠다고 말 한마디 하지 못했던 남편, 예쁜 아기 옷 하나 없다고 투덜대던 날보며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언제나 내 꿈이 당신에게 조그마한 가게 하나 차려 주는 거야! 하고 말하던 남편에게 저는 어느 세월에 하며 핀잔만 주었는데…. 달빛 아래 나는 남편의 운동화를 신고 울면서 걸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행복은 소유와 환경이 아니라 마음이며 사랑은 상호 배려와 신뢰라는 것을 잊지 말자. 가정의 달은 오월만이 아니라 1년 365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유수목사 / 월광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