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하지만…!"

[ 기고 ] 독자투고

임규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21일(월) 15:56

최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고 난 다음의 여러 가지 후폭풍으로 나라 전체가 이래저래 홍역을 앓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혹독한 정치학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국민 노릇 바로하기'이다.
 
먼저는 선전이나 선동은 사람을 흥분시키고 격동시키기는 하겠으나 그런 식으로는 안되겠다는 것을 모두가 새삼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고 본다. 그것은 매우 비겁한 짓이고 정직하지 못한 방법론이다. 다음으로는 모든 진행과정의 투명성, 공정성, 절차의 합법적 정당성이 얼마나 중요하게 요청되는 가를 다함께 배웠다고 본다. 현대식 첨단 기계와 기술적 효용성을 앞세운다 하여도 얼마든지 기술적 조작이 가능함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그렇다. 모두가 사소한 데서부터 정직해야함을 매우 비싸게 학습하였다. 그리고 선택하는 국민이나 그 국민의 대변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함께 냉정한 책임감을 발휘해야 함이다. 국가 운명 공동체의 존재와 존속 여부와 관련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부족한 필자의 소견으로는 우리 모두의 국가관, 애국심, 국가 정체성 의식이 대단히 중요하게 요청되는 것임을 엄숙히 깨닫게 된다. 이는 어느 정당의 대표자 되는 분이 자기가 대표로 있었던 정당의 공식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모습에 회의를 느끼며 이를 국민 앞에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자조적 고백에서 여실히 발견하게 되는 일이다. 어느 언론인은 국가로부터 정당 활동비를 지원받는 나라의 공당이 그 나라의 국가를 부르지 않는 일은 이해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비판하기도 하였다. 어쩌다가 나라와 사회가 이 정도에 이르게 되었는지 참으로 곤혹스럽다.
 
이런 현상과 현상에 대한 문제인식은 우리 교회의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나는 무엇 보다도 '교회의 교회로서의 정체성'이 갈수록 분해되고 와해되어 감에 애증을 넘어 분노감이 생기고 있다. 세속사회의 대중주의, 다수주의, 현실주의, 집단 이기주의의 행태에 합류되어 교회 정체성, 교회 본연성이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 이해되지도 존중되지도 보호되지도 못하는 현실 말이다. 교회 본연의 교회론이 조금도 인식, 이해되지 못하고, 그저 '동일한 신앙 가치에 따른 사람들의 집합체'로만 이해되어 이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교회의 모든 이해관계가 다뤄지고 있다. 그리고 교회 자신도 이런 논리를 앞세워 서로 조직과 다수를 앞세움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양상이다. 이 얼마나 위험하고 반교회적이며 비신앙적인가? 그야말로 어느 누가 외친 대로 "예수님 없는 한국 교회"가 되어가고 있음 아닌가?
 
64개 노회의 정기노회가 각각 마치고 총회는 다시 '총대들의 시절'을 맞게 되었다. 부디 '교회적 정체성'을 올곧게 성찰하고 처신하는 책임 있는 교회의 대표, 교인들의 대표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 여러분들은 여러분 자신의 개인자격이 아님을 언제나 인식하여야 한다. 소속노회와 그 노회의 지교회 교인들의 대표이다. 세례교인 수에 따라 노회 총대 수가 정해지고, 그 수 대로 총대가 된 것 아닌가? 선전과 선동을 앞세우지 말자. 온갖 곁눈질하여 터득한 술수와 처세로 처신하지 말자. 시대와 현실, 교회와 복음 사명의 책임감을 갖고 모든 경우에 역할을 다하자. 누가 어떻게 대하든지 '거룩한 하나님 교회의 정체성'을 지니고 반듯하게 행동하자.
 
이제 시대는 "깨어있는 시민의 시대"이다. 교회 역시 "깨어있는 교인들의 교회"이다. 그들이 분노하고 점령하려 들 것이다. 그들이 않는다면 돌들이라도 일어나서 소리 지를 것이다. 앞서 나서보려는 자들이여, 부디 경각심을 가져달라! 참으로 시대가 두렵지 아니한가?

임규일목사/만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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