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예수님이 만드신 '대안가족'

[ 논단 ] 주간논단

김은혜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21일(월) 15:51

한국교회는 급속한 가족해체로 근원적 관계의 위기를 경험하고 무한경쟁의 그늘에서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복음적 관점에서 더욱 걱정되는 것은 교회가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고 그 대안을 발견하기 보다는 근대의 핵가족을 기독교 가족과 동일시하여 다양한 가족을 선교의 대상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가정선교의 중심을 지나치게 '정상가족'의 형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오면 조용히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 설교, 예화, 그리고 가정에 관한 교회프로그램은 지배적으로 이러한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가족과 행복한 가족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이들로 구성된 '가족'을 떠올리게 된다. 최근 양부모와 자녀들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의 형태가 급속히 달라지면서 새로운 가족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다양해진 가족 형태 변화에 큰 축을 이루는 한부모 가정은 전체 1천5백만 가구 중 1백37만 가구(8.6%)라 한다. 우리나라에 전형적인 핵가족 가구는 얼마나 될까? 2007년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전국 가족실태 조사에서도 핵가족은 45.7%에 그쳤다. 가족의 형태는 다양해졌다. 국제결혼가족, 이혼가족, 재혼가족, 별거가족, 기러기가족, 입양가족, 1인가족, 공동체가족, 조손가족 등이다.
 
가족의 회복은 대단히 중요한 선교다. 결혼을 통한 혈연중심의 가족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해체되지 않도록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신앙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선교가 현대사회에 출현하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부정하거나 비정상의 의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다양한 가족들은 문제가정도 아니고 비정상 가족도 아니며 더군다나 범죄 집단도 아니다. 교회공동체와 함께 가야 할 하나님나라의 가족이다.
 
성서에서는 하나의 보편적 가족형태를 찾기가 어렵고 2천년 전의 구약의 가족 형태를 현대사회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예수님은 제도로서 결혼과 이에 따른 가정의 존립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신 동시에 예수님은 몇 구절 안 되는 가족 관련 말씀을 통해 그 당시 지배적인 혈통중심주의를 비판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모든 사람을 가족의 개념으로 확대하셨다. 한국교회가 가족 같은 공동체를 이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은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임을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가족은 정서적 안식처이고, 영혼의 안식처이기보다 때론 가장 큰 상처와 폭력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가장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는 것이 가정이다. 단순히 정상가정이라는 형태가 기독교가정을 보장하지 않다. 한국교회는 자칫 이러한 현실에서 진정으로 복음의 위로와 치유가 시급히 필요한 돌봄의 일차적 대상자들을 적극적으로 섬길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때론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교회를 떠나게 하는 결과를 발생시키지 않는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야말로 다양한 가족들이 현실적으로 겪어야 하는 수많은 어려움들을 사회가 외면해도 교회는 예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이들을 대하고 예수님이 품으셨던 사랑으로 이들을 섬기며 가족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교회가 해체되어 가는 가족의 빈 곳을 채울 수 있는 대안가정이 될 때 진정으로 신앙공동체가 되는 것이며,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하나 되어 네 자식 내 자식 구분하지 않는 어머니의 품 속 같은 따뜻한 교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교회는 이미 천국을 경험하는 가족이 되는 것이다.

김은혜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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