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으로

[ 교단 ] 경안노회 은혜로운교회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2년 05월 15일(화) 17:05
   

장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마땅한 직업조차 가질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장애인들은 동정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고 장애인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직장조차 찾기 어렵다. 그러나 장애인들을 위한 나눔공동체를 설립해 작업을 갖고 작지만 나눔을 실천하는 교회가 있다.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경안노회 안동 은혜로운교회(이종만목사 시무)가 바로 그 교회다.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은혜로운교회는 지금도 장애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회는 장애인들에게 작은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은혜로운교회는 지난 1993년 4월 안동 농아인교회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안동서부교회 농아부에서 독립한 농아인교회는 서울 영락농아인교회에 이어 두번째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당시 건물 2층 38평을 전세로 계약해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은혜로운교회는 자립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듬해 11월에 나눔공동체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나눔공동체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이에 대해 이종만목사는 "한 농아인 자매가 미혼모가 돼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부모조차 그녀를 반겨주지 않자 교회로 찾아왔다"면서 "이들이 스스로 자활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자 나눔공동체를 설립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해마다 농아학교 졸업생을 취업시키기 위해 서울과 대구 등지로 뛰어다녀야했다"면서 "언제까지 이런 일을 계속해야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나눔공동체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록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고 장애인들이 겪는 현실적인 삶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나눔공동체가 시작된 것.
 
   
교회는 장애인 자활자립장을 위해 기도하던 중에 당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전개하던 고 김인수교수(고려대)를 만나게 된 것이 계기가 돼 봉제공장을 시작하게 됐다. 안동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김 교수가 의미있는 곳에 사용하라며 5백만원이 든 봉투를 건내준 것이 나눔공동체를 세우게 된 계기가 된 것. 1년 뒤, 이랜드 그룹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의 일환으로 의류를 가공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 이 일을 위해 당시 진명학교 교사로 13년째 근무하던 아내에게 퇴직을 권유하고 그 퇴직금과 빚을 얻어 공장을 시작했다.
 
1997년에 터진 IMF 한파는 나눔공동체에도 영향을 끼쳐 빚은 늘어났고 40여 명이 나눔공동체를 떠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이탈리아 로마에 있던 친구 선교사로부터 소식이 왔습니다. 그 친구에게 한인교회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얼마 후에 청빙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 달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 후, 그는 지금까지 함께 했던 식구들을 떠날 수 없어 출국을 포기했다. 그해 말 IMF 상황을 벗어나자 대기업에서까지 의류제조 부탁이 들어왔고 나눔공동체의 수익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4천평의 대지를 매입하고 2001년에는 빚을 모두 갚았을 뿐 아니라 가족들도 80여 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2001년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던 중에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심하고 2002년 사회복지법인 유은복지재단을 설립했다. 경상북도에서 장애인직업재활시설과 장애인근로작업장으로서 허가를 받은 최초의 기관이 된 것.
 
이후에 봉제사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2004년부터는 의류사업을 중단하고 새싹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새싹채소 분야에서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품질인증지원 사업에 선정되는가 하면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획득했고 환경시스템인증서와 품질시스템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은혜로운교회는 섬김과 나눔이 있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차별없이 모두가 존중받고 사랑을 받는다. 이러한 나눔의 일환으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나눔공동체를 세워 그들이 동정의 대상으로만 살지 않고 스스로 땀 흘리며 의미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고 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