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를 신학교육에서 시작하자.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권용근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15일(화) 15:17
한국교회 진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한다. 교회성장이 침체되고 전도도 잘 안된다고 한다. 다음세대를 이어갈 교회 학교들도 옛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모습들을 극복하기 위한 헌신의 수고와 기도의 열정까지 점점 식어가고 있으니 한국교회의 미래가 그렇게 밝아 보이질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 전도가 잘 안되고 교회학교마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면 10년 20년 뒤 교회 모습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치 봄에 못자리가 병들면 가을에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에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고민은 1980년대 중반에 한국 천주교가 심각하게 한 적이 있다. 그때는 한국 개신교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을 때였다. 1백년이나 늦게 선교를 시작한 개신교가 자신들의 교세를 추월해서 크게 앞서가고 있었으니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때에 심각히 고민한 후 나온 3가지 대안이 교회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교회의 사목정책의 초점을 성장세대에 맞추고 신학교육에 전심을 다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성당은 육중한 담을 헐고 성당을 공원화 하여 천주교의 무겁던 이미지를 일소했다. 성당이 하는 대외봉사도 효율적으로 감당하고 홍보하여 세상을 섬기는 천주교회 이미지를 확실히 심었다. 성당 내 사목정책도 어른 중심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중심으로 전환하고 그들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신학교육에 대폭적인 지원을 통해 사제의 질을 높여 감으로 교회의 미래를 준비했다. 이러한 그들의 노력의 결실들이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 눈앞에 뚜렷하게 보여 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오늘 눈앞에 전개되는 위기적 징후에 호들갑을 떨 것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들을 반성하면서 교회의 미래를 위한 차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신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지원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교회학교를 이끌어가는 지도력의 중심에 신학생들이 서있고 이들이 조만간 한국교회를 이끌 중견 지도자로 그 역할을 감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신학교(Seminary)란 말도 '작은 묘목을 보호하는 못자리'란 뜻으로 신학교 안에서 잘 육성된 묘목들이 현장으로 이식될 때 좋은 숲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신학교가 가는 만큼 교회가 가고 교회가 가는 만큼 사회가 간다는 말이 있다. 즉 신학교의 질이 교회의 질을 결정하고 교회의 질이 사회의 질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총회와 노회 그리고 교회는 신학교육의 문제를 사역의 가장자리에 두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중심에 두고 정책들을 입안하고 교회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신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구성원들 즉 교직원, 학생들도 '신학교가 변해야 교회가 변하고 교회가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는 확실한 책임감으로 더욱 기도하고 몸부림침으로 신학교육에 정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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