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초대

[ 고훈목사의 詩로 쓰는 목회일기 ] 시로 쓴 고훈목사 목회칼럼

고훈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15일(화) 15:01

받고 살았다
누리고 살았다
나눔도 없이

우리를
신록이 오월로 초대한다
구별 없이 차별 없이

사람아 이 사람아
어찌
우리는 항상 이 모양인가
보답은 고사하고
대접이 그런가
막사는 사람처럼
여유 하나 없이
조급함으로 쩔쩔매며

하늘과 바다와
대지를 보라
답답한 곳 어디 있나
우리를 제하고

받고 살았다
누리고 살았다
배품도 없이

 

 

5월의 아이들

하나.
 
예배가 엄숙히 진행되고 설교가 결론에 도달했을 때 '어린아이가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는 대목에 뒤에서 강도가 침입해 회중석을 향해 따발총을 쏘아댔다. 놀란 회중들은 하나같이 의자 밑에 몸을 숨겼다. 강단에서 누구보다 놀란 목사는 강단 속으로 몸을 피하다 조용해진 순간 얼굴을 내밀고 강도의 모습을 보니 겁에 질린 어린아이가 장난감 총을 들고 쏘아댔던 해프닝이었다. 장년들은 예배를 마치고 나가며 용서를 비는 아이 엄마에게 눈총을 쏘며 핀잔을 주고 떠났다. 목사는 아이와 그 어머니를 위로하며 감사하다했다. "내가 목회 30년에 오늘같이 교인들이 간절히 기도한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둘.
 
할머니가 9살 손자에게 기도를 가르치며 "하나님은 우리 기도를 다 듣고 응답하신단다" 했더니 밤 깊은 시간에 거실에 나가 큰소리로 기도하고 있었다. "하나님 나에게 자전거 한 대 사주세요" 반복해서 반복해서 또 반복해서 드리고 있었다. 할머니는 절제시키며 식구들이 잠 깨면 안 된다고 했다. "할머니 내 기도소리 아버지가 들어야 아버지가 자전거를 사준단 말이야." 귀를 만든 자가 듣지 않겠느냐 눈을 만든 자가 보지 않겠느냐(시94:9).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 우리가 무엇이든지 구하는 바를 들으시는 줄을 안즉 우리가 그에게 구한 그것을 얻은 줄을 또한 아느니라(요일서5:14-15).


고 훈목사/안산제일교회ㆍ국제펜클럽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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