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대잇기, 새로운 1백년을 계획하라

[ 총회1백주년 ]

고용수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5월 01일(화) 15:02
한국의 초기 주일학교운동은 한국교회사에서 괄목할만한 교회의 잠재력과 부흥가능성의 희망을 보여 주었다. 한국 장로교회의 주일학교운동의 시작은 1907년 5월 5일 서울 연동교회에서 시작된 '소아회'가 그 모체가 된다. 연동교회 소아회는 1914년에는 장년교인 수가 7백명일 때 주일학교 학생 수는 9백21명에 이르렀다. 1918년에 소아회는 유년주일학교로 이름을 바꾸어 전국교회에로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주일학교운동은 1921년 11월 1일에는 YMCA강당에서 열린 제1회 전국주일학교대회에 5천명 이상이 모여 대성황을 이루었다.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역사에 주일학생 3만2천 재적에 평균 주일학교 출석 1만명이라는 대기록으로 부산 서부교회 주일학교는 1981년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주일학교로 부흥했다. 이렇게 발전한 주일학교운동은 지난 역사 속에 한국교회의 성장과 부흥의 디딤돌 역할을 담당해왔다. 교회사학자는 한국교회가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급성장 요인들 중 하나로 1950∼1960년 초에 절정을 이룬 주일학교 부흥의 열매로 해석하고 있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양적으로 정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사회적 공신력을 상실하여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 특별히 최근의 교회학교가 양적으로 쇠퇴일로에 직면한 현실을 보면서, 미래의 한국교회가 '신앙의 대 잇기'에 실패할 것이란 위기의식을 갖는 분들이 많다. 따라서 총회 창립 1백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백년을 담보할 대계를 세우는 금년 총회는 다음세대 부흥이 곧 한국교회의 살 길임을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부흥전략과 정책수립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초기 주일학교 운동 속에 목회자와 교사들이 보여준 복음의 열정과 헌신을 본보기 자원으로 삼고,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교육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면, 한국교회의 내일은 분명히 희망이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
 
1. 교육구조: 교육공동체 패러다임
 
다음 세대와 함께 하는 앞으로의 교회교육은 교회의 본질상 공동체성에 뿌리내려야 한다. 교육이 교회의 본질적 요소임을 감안할 때, 교육이 일종의 구조형성의 과정이라면, 앞으로의 교회교육의 기본구조는 교회학교 중심의 학교식 교육체제에서 공동체 패러다임으로 과감하게 바꾸어야 한다.
 
기존 교회학교가 지닌 신앙교육의 한계를 인식 할 때, 앞으로의 교회교육은 교회가 교육공동체로 전면에 나서서 가정의 부모와 교회학교 교사가 함께 참여하도록 이끄는 교육목회 패러다임으로 구조적인 변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학교 학생들을 '교육의 대상'으로 보기이전에 '목회의 대상'으로, 그리고 성인 부모들이 '목회의 대상'으로 보기 이전에 '교육의 대상'으로 이해하는 인식의 전환이 먼저 요청 된다. 다음세대와 함께하는 교회교육이 힘써야 할 바람직한 목회전략은 '언약 공동체' 인식에 기초해서 가정을 '축소된 교회'로, 교회를 '확대된 가정'으로 인식하고, 교회(목회자)와 가정(부모) 그리고 교회학교(교사), 3자간의 상호협력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서 공동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에 적극 참여해야 함이 요청된다. 문제해결의 열쇠는 목회자와 부모와 교육지도자(교사)의 리더십이다.
 
교회는 가정의 자녀들과 '함께하는' 예배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예컨대, 주일 오후 예배를 3세대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주일 이외 주간교육의 프로그램도 가정과 기독교학교와 연계해서 개발하고, 주5일 수업에 따른 주말을 이용한 정규캠프 및 수련회 등을 강화한다. 주간에 자녀를 위한 부모들의 중보 기도회를 공식화하고 부모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정규적으로 함께 개설해서 활성화 되어야 한다. 교회학교의 부서별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의 교육프로그램도 구조를 바꾸어서 부모들과 교사들, 그리고 학생들이 '연합으로 함께 참여하여' 신앙의 가치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 문화운동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제안한다.
 
2. 교육내용: 신앙생활의  문화화
 
교회교육은 복음의 열정을 다음세대 문화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다음세대는 현재 각종 미디어를 통해 쏟아내는 영상과 문화 콘텐츠에 영향을 받고 자란다. 이를 위해 성장 세대들의 문화가 어떤 것인지, 교회 목회자와 가정의 부모가 먼저 올바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문화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그들의 문화를 통한 신앙교육의 여러 가지 실제적인 프로그램들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경우, 물리적으로 그들이 갈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우리의 사회적 환경에서 볼 때, 개교회는 문화센터를 개설하여 다음 세대들이 직접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익숙한 사이버공간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다음 세대는 인터넷에서의 활동영역이 훨씬 넓어질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온라인상에서 주고받는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다음 세대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새로운 온라인 수단을 통하여 그들은 소통하기를 선호한다. 따라서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 어플, 블로그 등을 통한 신앙상담, 기독교 문화 콘텐츠 제공 등을 할 수 있는 교육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넘어서는 SNS(Social Network Sevice) 형식의 온라인 소통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매일 아침 큐티를 제공해주는 어플을 개발할 수도 있고, 신앙상담 전문가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다음 세대들에게 익숙한 채널을 만들어 주어야 그들은 기성세대와 신앙의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총회 교육자원부는 다음세대의 교회교육을 위해 연례적인 행사의 일회성 이벤트를 지양하고, 지속적이고 연계성과 통합성을 지닌 중, 장기 전략과 교육정책, 그리고 계획을 세워서 앞에서 언급한 프로그램 개발과 교류의 장을 단계적으로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3. 교육의 대상범위: 총체적 차원의 생명
 
교회교육의 본질적 목표는 총체적 차원의 생명살림에 있다. 지구촌은 지금 생명 자체의 총체적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인간사회와 생태계의 모든 피조물은 치유와 화해의 복음을 애타게 갈망하고 있다. 교단의 장기발전위원회는 새로운 1백년을 향하는 교단의 정책과제 속에 '치유와 화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교회의 영적, 사회적, 생태적 차원을 아우르는 생명목회의 대상범위로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다문화가족과 새터민을 포함해서 미래 통일시대에 대비한 북한 동포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대상범위를 확대해서 이웃사랑 실천운동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 요청된다. 다음세대들로 하여금 교회교육을 통해서 다문화가족이나 이주노동자의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는 태도를 갖도록 해야 한다.
 
오늘의 한국교회, 위기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희망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 된 우리의 삶의 태도여하에 달려 있다. '아래에서' 나누고 섬기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바른 영성, 도덕성, 그리고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만 있다면, 내일의 한국교회는 분명히 한국의 사회 속에 다시 새롭게 희망이 될 수 있다.
 
고용수목사(중곡동교회, 총회주제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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