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南北의 벽 넘을까?

[ 문화 ] 남북관계 다룬 드라마ㆍ영화ㆍ뮤지컬 등 봇물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4월 30일(월) 16:02
전문가 "이럴 때 교회는 '성경적 통일론' 구축 시급"

   
남한 국왕이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더킹 투하츠'의 지난주 방영분 중 한 장면이다. 현실 속에서는 분명 불가능한 일. 그런데 이렇게 비현실적인 러브 스토리는 매주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엉뚱한 설정의 드라마에 이어 지난 3일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코리아'가 개봉, 또 한번의 폭풍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 1991년 41회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남북 단일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탁구를 통해 남북이 하나됐던 46일간의 기록이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재현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요덕스토리, 언틸더데이 등 남북 관계를 다룬 뮤지컬도 꾸준히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속에서 남과 북은 이념과 체제 뿐 아니라 말투, 생활방식이 모두 다르지만 '하나'를 향해있다. 이러한 문화적 시도가 느는 것 역시 그만큼 통일에 대한 염원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평북 정주에 고향을 둔 홍석근장로(평광교회)는 "교회에서 예배시간마다 이북을 위해 기도한다. 도적처럼 예고없이 통일이 올 것 같다"며 "북한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을 계기로 남과 북이 더 가까워지고 뜨거운 동포애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실제 남북 관계는 경색 일변도로 흐르고 있지만 '문화'라는 가상의 공간에서만큼은 남과 북 사이의 높은 장벽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인 백광훈목사는 "그동안 드라마 등에서 남북 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금기시돼왔는데 그 선을 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기독교인들에게도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회 내에도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세대간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백 목사는 "문화콘텐츠의 힘은 크다"며 "갈등 상황만으로는 남북 문제를 풀 수 없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필요한 가운데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 아닌 우선적인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남북간 이질적인 차이나 북한 인권의 현실을 낭만화시키는 등 지나치게 감성적인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탈북해 3년 뒤 한국에 들어온 김충성씨(수원 행복이열리는교회)도 비슷한 관점에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에서 가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극동방송 '안녕하세요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입니다(AM 1188khz)'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작가가 아주 이상하게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하나라는 의식은 심어줄 수 있겠지만 북한에 대한 막연한 환상 같은 것을 갖게 될 수도 있다.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둔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할까. 기독교통일학회장 주도홍교수(백석대)는 독일 교회를 모델로 들며 '성경적 통일론' 구축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주 교수는 "70년 가까이 분단 상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는 저들에 대한 미움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이 작은 땅에서 분열의식이 답습되고 있는 것"이라며 "사랑하는 일에 힘쓰라고 하셨는데 나눠지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교회는 하나님 말씀에 입각해 정신적인 면, 영적인 면에서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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