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살인, 우리 죄입니다"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24일(화) 16:45
20세기 후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큰 복을 받은 나라와 민족 중 하나는 분명 대한민국이다. 짧은 기간 안에 이토록 정치적 민주화, 경제적 성장, 사회문화적 자유함과 다양성을 누리게 된 나라는 전 세계에서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사회는 이러한 축복에 대한 감사와 찬양보다는 불평과 불만이 더욱 팽배한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불평은 심화되는 사회적 양극화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기에 일견 이해되는 면이 있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우리 사회에 주신 축복을 우리가 서로 나누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의 감사와 사랑과 배려와 나눔의 부족은 결국 이 사회에 너무도 짙은 어두움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어두움은 너무도 기괴한 모습의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출현하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또래 여자 친구가 자신들의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뒤 인근 공원에 암매장을 했다는 끔찍한 사건은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을 더 이상 외면하거나 방치하여서는 안 된다는 치명적 경고다.
 
범행을 저지른 10대 9명은 다세대주택에서 동거하는 사이로서, 17~19세의 남자 4명, 여자 5명으로 이중 7명이 전과가 있었으며, 남매 2쌍에 커플이 2쌍이었다.
 
여자 가운데 한 명은 임신 3개월이었고 한 명은 출산한 지 2개월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들이 살인에 이르는 폭행을 하는 사이 다세대 주택의 주민들은 여성의 비명소리에 아무런 응답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폭행, 살인, 시체유기 등의 죄목도 끔찍하지만 이웃들의 무관심도 우리 사회의 치명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하나님 나라와 의를 상실한 물질 풍요는 물신숭배와 쾌락주의를 낳고, 나눔이 없는 물질의 풍요는 미움과 폭력을 낳고, 결국 사랑과 배려없는 사회문화는 폭력과 살인과 침묵을 낳게 된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여실히 일깨워 준다.
 
신앙인의 우선되는 본분은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또한 진정한 하나님 사랑은 우리를 이웃 사랑에로 이끈다는 점을 한국교회와 신앙인들은 다시 한 번 기억하고, 그 사랑의 구체적 실천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이 실천은 개인적으로는 이웃의 아픔을 돌아봄으로, 교회적으로는 지역사회섬김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