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란, 아픔과 눈물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것

[ 교단 ] 빛나는교회 소금같은교회 / 경주제일교회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2년 04월 24일(화) 11:15
 신앙양심에 따른 '일등시민으로 살기 실천 운동'펼쳐
 불교 정서 높은 벽, 나눔섬김으로 부드러운 혁명 일으켜
 
 
   

   
올해 창립 1백10년을 맞은 경동노회 경주제일교회(정영택목사 시무)가 지역 모교회답게 모범적인 행실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일등시민으로 살기 실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총회 제96회기 주제인 '그리스도인,세상의 소금과 빛'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이다.
 
매달 하나의 실천덕목이 주어지며 교인들은 '신앙 양심'에 따라 이를 지키고 있다. 덕목을 보면 감사를 생활화하기,먼저 인사하고 먼저 미소짓기,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기,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재래시장 이용하기,거리 깨끗하게 하기,기초질서 잘 지키기,좋은 이웃 되어주기,양보하는 생활하기,문화행사 참여하기,칭찬하기,용서하기 등이다.
 
덕목에 따른 과제도 있다. 예를 들면 감사 생활화는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에너지 절약 생활화는 한등 끄기로 실천한다.
 
담임 정영택목사는 교회 사역에 있어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을 중시한다. 정 목사는 "사역에는 항상 십자가의 정신이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랑이고, 희생이며, 헌신이다"라고 말했다.
 
정 목사는 "교회는 지역사회에 철저히 '소금과 빛'처럼 소리없이 스며들어야 한다"며 "녹아지고 비춰지기 위해서는 선택하고, 그것에 집중하면서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지역사회에 진정성이 전해진다"고 강조했다.
 
   
익히 알려진대로 경주는 불교권에 속한다. 경주제일교회가 유구한 기독교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수천 년 간 내려온 지역의 불교 정서는 그동안 선교에 있어 두터운 벽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최근 10여 년간은 그 벽을 허무는데 집중했다. 선교 모토를 '경주에 희망을 주며 좋은 이웃이 되자'로 정하고, 유익을 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런 연유로 사회봉사 지원을 위한 사단법인 제일사랑재단을 세웠다. 이곳을 통해 고령화현상에 따른 노인들을 돌보고, 미래시대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학교 11곳에 장학금을 보내며, 다문화가정을 다독이고 있다.
 
다문화가정 사역의 경우, 이주여성의 친정식구를 한국에 초청하고 종합병원과 연계해 진료를 돕고 있다. 이는 지역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라 두고두고 칭송이 자자하다.
 
독특하게 이 교회는 긴급구호에도 나서고 있다. 교회 내에서는 '기동부대'로 통한다. 구제역 파동으로 실의에 빠진 농가를 찾아 성금을 전하고, 산불현장에서는 진화작업에 나선 이들에게 생수를 공급하며 허드렛일을 도맡았다.
 
정 목사는 "희망을 주고 이웃이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결국 아픔과 눈물이 있는 곳에 먼저 달려가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사회적인 부분에도 세심하게 신경썼다. 장애인의날이 포함된 4월에는 장애인, 가정의 달 5월에는 어린이, 호국보훈의 달 6월에는 보훈가족, 추석을 앞둔 8월에는 환경미화원, 성탄절이 있는 12월에는 독거노인을 초청해 위로회를 열고 있다.
 
행사에 초청받은 이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교회의 진심을 알고부터는 해를 거듭할수록 반기는 분위기다. 그래서 행사가 끝나면 항상 교회에 초청자들의 감사전화와 편지가 쇄도한다.
 
이렇게 다양한 선교를 하다보니 교회는 1년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 그래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교인들 간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서 호흡이 잘 맞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정영택목사의 목회 중심은 '디다케'다. 정 목사는 이를 신앙역량 결집의 열쇠로 봤다. "예배와 말씀, 전도가 맞물려진 훈련이 교인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은 주춧돌이 됐다. 이 세축이 잘 맞아 돌아가니 교인들이 자연스럽게 봉사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제일교회는 앞으로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첫 행보로 기아대책과 협약을 맺고 5월 중 공정무역 커피를 제공하며 수익을 소외계층에 나누는 가게 오픈이 예정돼 있다. 장소는 본당 옆 3층 건물의 1층에 위치할 예정으로, 나머지 2개층은 다목적 공간과 세미나실 등으로 꾸며 지역사회 문화공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정영택목사는 "우리 교회는 앞으로도 소홀히 하기 쉬운 곳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부드러운 혁명을 일으키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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