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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창립 30주년 기념예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4월 17일(화) 20:05
경제발전이라는 기치를 앞세워 '성장일변도'의 정책으로 달려오던 지구촌이 어느덧 경제성장만으로는 인간이 결코 행복해질 수 없으며,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 때 행복은 지속가능하다는 반성 하에 전세계적으로 환경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증대해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환경정의 등 다수의 환경운동 단체들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지난 19대 총선에서는 환경운동을 하는 이들이 정치세력화를 시도할 정도로 시민사회 영역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교계 내에서 환경운동에 관한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교인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지만 아직까지 교계 내 환경운동에 관한 목소리는 여전히 일반 사회에서 보다도 더 열악한 소수자의 외침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계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라는 단체의 존재로 인해 30년이라는 환경운동의 역사를 가질 수 있었고,앞으로도 신앙적 차원의 환경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4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사무실 내에서 조촐하게 창립 30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지금도 교인들의 무관심과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헤쳐나가야 할 난관은 수두룩하지만 하나님 주신 자연을 지키고,이 자연을 모든 이들과 함께 누리며,후손에게까지 계승해주려는 이들의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30년 전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출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1982년 '한국공해문제연구소'의 출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70년대부터 크리스찬아카데미와 YMCA가 근대화에 따르는 환경파괴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된 기독교 환경운동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장여신도회전국연합회 등을 시작으로 교회여성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결국 1982년 사회단체의 형태를 띤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출범하게 된 것. 당시 연구소를 이끌어온 이들은 기독교계 인사가 중심이 됐으며,이외에도 종교,사회분야의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현재 일반 사회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환경활동가들도 이 곳을 거쳐간 이들이 많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교계의 환경운동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환경운동에 있어 산파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초창기 활동할 때만 해도 비민주적인 사회분위기 탓에 정부 혹은 대기업의 정책 혹은 활동에 반대되는 입장을 가졌다는 이유로 반정부활동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소는 당시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공해문제를 폭로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들을 마련해갔다.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온산공해병'과 '소각장 건설의 문제점','핵발전소의 위험성'을 밝혀내고 사회문제화시킴으로써 사회 전반에 공해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을 꼽을 수 있다. 그후 연구소는 '한국반핵반공해평화연구소'라는 이름을 거쳐 1992년에 '한국교회환경연구소'로 개칭됐다.
 
# 생태적 영성운동의 중심으로
 
1997년에는 지금의 이름인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 단체의 이름을 바꾸고 교회 내의 신앙적 환경운동과 사회 속에서의 환경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기환연의 주요 활동은 환경주일 지키기,교회를 푸르게 하는 일,창조신앙을 바탕으로 한 생태적 영성운동을 모색하고 자료를 발간하는 것 등이다.
 
기환연은 부설로 '한국교회환경연구소'를 사단법인으로 두고 기독교 생태사상을 연구하고,신앙인들을 위한 환경통신강좌와 '단순한 삶을 위한 생활훈련','생태적 삶'을 주제로 한 전문강좌를 개설,보다 전문적이고 활동적인 환경운동의 지도자를 양성함은 물론 기독인 개인과 교회 그리고 사회 전체가 자발적 가난 내지는 생태적으로 사고하며 살아가도록 방향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가고 있다.
 
교회 내 환경운동에 관한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 1984년에는 '세계환경의 날(6월 5일)'을 기념하면서 6월 첫 주일을 환경주일로 제정해 지금까지 해마다 환경설교와 기도문,예배자료 등을 만들어 전국교회들에 보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환연은 기독교 환경운동을 이끄는 크고 작은 활동들을 펼쳐나갔다. 이러한 활동은 특히 1990년대 들어서부터 활발해졌다. 기환연은 교회 환경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한 '환경통신강좌' 실시,교회가 지역사회의 환경센터로서의 기능을 담당하도록 하는 '녹색살림터' 모델 개발 및 운영, 물질문명에 젖어 있는 삶을 하나님 중심으로의 삶으로 회복시키는 회개운동인 '생명길 좁은문 운동',매일 정오에 1분씩 공동의 환경기도문을 놓고 기도하도록 하는 '창조보전을 위한 기도운동'과 창조신앙 사경회,환경전도 활동,환경 주말농장,생태감수성 회복을 위한 생태기행 등을 통해 환경운동의 저변을 확대해나갔다. 기환연의 이러한 활동들은 교회가 환경운동에 참여토록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 환경운동은 교회 본질회복 운동
 
2000년대 들어서는 도시교회들이 펼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운동인 '녹색교회 운동',안전한 먹거리,음식찌꺼기줄이기,생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생명밥상을 차려 우리의 몸과 지구를 살리기 위한 '생명밥상운동',회색도시에 나무를 심어 교회 주변을 에덴동산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교회를 푸르게',교회가 중고용품,환경상품,유기농산물을 보급하고,환경교육과 감시 기능을 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녹색살림터' 등의 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더욱 구체적인 운동의 실천으로 기후붕괴 대응을 위한 교회들의 실천을 일끌어내고 있다. 고기없는 주일,차 없는 주일,재생종이 주보 사용,기후붕괴시대의 친환경십자가 설치 운동 등이 그것. 이와 함께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핵없는 세상을 위해 다양한 세미나와 포럼을 주최하고 있다.
 
기환연 사무국장 유미호실장은 "환경운동은 단순히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단순한 차원의 운동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과 관련된 운동이다. 교회가 과거의 틀에 매여 자기 갱신의 기회를 놓친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낡은 옛 종교의 하나로 취급될 수도 있다"며 "신학적,목회적,예배적,선교적,교육적 차원에서의 생태적 대안을 마련하고,적용가능한 실천 프로그램과 교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환연의 활동에 많은 격려과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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