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대상에서 주체로

[ 사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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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4월 10일(화) 16:41
한국사회 전반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접할 때가 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고정 관념 중 하나는 장애인들을 '무능력자'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구미에서는 장애인을 더 이상 '무능력한 사람'(disabled person)으로 부르지 않고 '불편함이 있는 사람'(person with disability)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람(person)이 불편함(disability)보다 앞에 나오는 것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오는 15일은 총회가 제정한 장애인주일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장애인이란 땅에서 긍휼히 여김을 받고, 주어지는 동정을 받아야 할 존재로, 또한 지역교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예배드리기에는 무언가 부적합한 존재로 치부하여 온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 사역에 그나마 관심이 있고 재정적으로 넉넉한 교회에서조차 장애인 교인의 숫자가 어느 정도 되면 장애인들만의 분리된 교회를 세워주는 것으로 교회의 본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장애인들을 위한 교회가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장애인 사역을 오랫동안 해 오고 있는 목회자들이 장애인교회의 불필요성을 언급하고, 장애인교회가 없어질 날을 소망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회의 장애인 선교는 외형적으로는 팽창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현실과 사회 환경, 그리고 그들의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장애인들을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이나 하나님 나라에 참여할 자로 보지 못한다. 교회 안에서조차 장애인들을 동등한 교인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어야 할 대상으로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20세기말부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정상화 개념과 정상화 개념을 기반으로 한 사회통합의 개념으로까지 진전되었으나 교회에서는 여전히 장애인을 동정을 받아야 할 불쌍한 처지에 있는 자들로만 여기고 있다. 장애인들을 자선적 또는 시혜적 차원의 구제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폐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계속 분리하는 결과를 야기하였고, 장애인들은 장애인만의 교회와 장애인들만의 삶의 터전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는 의식으로 고착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의 폐단과 의식의 고착화가 수정되지 않고서는 장애인들의 사회통합은 어려울 것이다. 이제는 교회도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서 "장애인을 대상에서 주체로, 재활에서 자립으로, 시설보호에서 지역사회통합으로" 인식하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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