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부활절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 이강근의 중동이야기

이강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10일(화) 14:49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예 하나가 3천년 고도의 예루살렘이다. 예루살렘은 세계 3대 종교의 성지이다. 예루살렘이 세계 기독교의 중심이 되는 것은 주님께서 구원을 이루신 골고다와 주님의 빈 무덤이 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에는 다양한 기독교 종파가 있다. 그러나 예루살렘을 찾은 기독교인들은 종파에 연연하지 않고 모두가 예배에 함께 참여한다.
 
지난 부활주일에 전 세계에서 부활절 기념예배가 드려졌다. 부활절은 죽음을 이기시고 무덤에서 다시 살아나신 주님을 기념하는 날이다. 부활절 아침 부활사건이 일어난 예루살렘의 무덤교회는 세계의 예배자들과 기도자들, 순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내가 부활절에 예루살렘에 있다면 어떨까. 예루살렘에서는 전통적으로 드려지는 부활절 예배가 몇 있다. 대부분 비슷한 시간대에 시작하므로 한해에 하나를 결정해 예배에 참여한다. 예루살렘의 가장 전통적인 부활절 예배는 예루살렘성 안 무덤교회에서의 예배다. 부활주일 아침 8시, 이미 입장을 마친 성도들이 주님이 부활하신 빈 무덤 주위를 가득 채우면 부활 대축일 미사가 시작된다. 예배자 뿐 아니라 엄청난 기자들이 자리를 잡고 예배를 카메라에 담는다. 부활절 다음날 세계의 주요 언론은 이 부활절 예배를 탑 뉴스로 소개한다.
 
다음은 예루살렘성 밖 다메섹문 맞은편 정원무덤에서 드려지는 부활절 예배이다. 영국 성공회 주관으로 개신교 예배 스타일에다 영어로 드려지기 때문에 일반 순례자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내 주제원들도 대거 참석한다. 아침 6시30분에 부활의 영광찬송이 울려퍼지며 예배가 되작되고 부활절 말씀이 선포된다. 정원무덤 정원에 빽빽이 들어선 예배자들은 모두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그는 살아나셨다"라는 문구가 적힌 무덤을 바라보며 예배를 드린다.
 
또 하나의 장소가 감람산 승천교회 앞 정원이다. 감람산 동쪽 기슭에 유대광야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이곳이야 말로 첫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이다. 동틀 무렵 성찬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출 한 시간 전 캄캄한 새벽에 예배자들이 모인다. 길 양 옆에 예배장소로 인도하는 촛불이 놓여져 있다. 예루살렘에서 부활절을 맞는 이들은 광야와 사해 건너 모압고원을 마주한 감람산에서 부활의 새벽을 가장 먼저 맞이한다.
 
올해 예루살렘의 한인들은 광야에서 부활절을 맞았다. 아무도 찾지 않는 광야이지만,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할 때 바로 이 광야에서 40일 간 금식하며 시작하셨던 곳이다. 새벽에 광야길로 가기란 쉽지 않아 부활절 전날 오후에 광야로 들어갔다. 광야 한 가운데로 들어가, 텐트를 치고 저녁식탁을 차리고, 식후 모닥불을 피웠다. 찬양을 하고, 커피를 마시며 말씀을 나누고, 기도에 들어갔다. 광야에서 철야로 밤을 지샌이도 있다. 동트기 30분 전 모압고원이 보이는 광야 한켠에 둘러앉아 새벽을 맞는다. 찬양과 기도가 울려퍼지고 말씀이 선포되고 일출에 맞춰 성찬을 나눴다. 밤새 냉기로 차가워진 몸은 태양빛에 풀리고 서서히 얼굴도 달궈진다. 그리고 부활의 아침에 성찬을 통해 다시 한번 구원의 감격을 나눈다. "너희가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의 죽으심을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니라"(고전11:26)


이강근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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