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구원관 통한 통전적 선교를 이루라

[ 선교 ] WCC 세계선교와 전도 협의회 마닐라 대회의 의의와 한국교회에 주는 의미<下>

김영동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03일(화) 19:07
첫째로 선교이해와 신학적 지평의 새로운 정립이다. 선언문은 "삼위일체 중심과 생명 중심"으로 선교를 이해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교회는 '영혼구원'이라는 좁은 구원관을 확대해 전인적이며 포괄적인 구원이란 관점에서 선교에 임하도록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진다. 선교 활동은 인간 영혼 구원만 아니라 온전한 구원과 인간 생명을 살리는 활동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둘째로 선교가 하나님의 창조와 재창조 활동으로 계속되고 있다는 '창조 중심'임을 제시한다. 선교의 틀과 내용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는 하나님의 창조와 재창조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회심과 교회개척과 성장 등 강점을 살리되 창조 중심의 선교로 지평을 넓히는 과제를 안고 있다.
 
셋째로 과거의 선교가 "소외된 자들 속에서 혹은 그들을 향한(to or even at the margins) 선교"였다면 이제는 "소외된 자들이 주체적 참여자가 되는(from the margins) 선교"여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밝힌 '예언자적 선교신학'이라는 점이다. 21세기 선교는 더 이상 선교사 중심 선교와 역사기록으로 현지 사역자와 동역자의 이름과 사역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 오래된 교회 전통이나 체계화된 신학이 미비하다 할지라도 주변인들이 예언자적 역할을 할 수 있고,정의,연대,포용성의 선교에 도전한다. 한국교회는 개 교회나 선교단체의 이름과 업적을 하나님의 영광과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는 관행을 깨야 한다. 이제는 선교의 책무를 의식해야 한다. 가난한 지역교회에 짐이 되거나 기존 교회를 무시하는 '단기 선교 여행'을 지양하고 교회 간의 진정한 파트너십을 돕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단기 선교 여행에 참여하는 쪽에서의 유익만 고려한다면,그것이 아무리 참여자와 소속 교회의 영적 각성을 가져온다 할지라도,현지인의 관점과 하나님의 선교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놓치기 쉬운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새로운 선교와 전도 선언문은 선교에 영성을 중요한 본질적 차원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한국교회 선교와 세계 교회가 추구해야 할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는' 참된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로 거듭나는데 강한 도전이 된다. "선교 영성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가치와 체계에 저항하며 변혁한다."(34항). 선교 영성은 창조와 구속과 새 창조라는 틀 안에서 이해되며,단순히 개인의 경건이나 교회 안의 영적 고양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살리는 생태 정의(eco-justice)와 관계된다. 선교는 다양한 방향과 차원에서 일치와 협력 속에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통전적 선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 선교가 개교회주의와 물량주의,업적주의의 비본질적인 선교 행태에서 과감하게 탈피하는 데 도전을 받을 수 있다.
 
첫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로더릭 휴윗(Roderick Hewitt)이 진단했듯이 분열된 현대문명의 위기 속에서 제도적 종교가 사람들이 체감하는 필요를 잘 느끼지 못하고 있고,이로 인해 '생명살림'이라는 새로운 영성의 세기로 엑서더스가 이뤄지고 있는 변화된 선교 상황에서 한국교회 선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심각한 질문이 제기되었다. 또한 교회가 진리와 정의와 사랑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돈과 권력을 좇아서 "권력의 중심에서 보다 안락함을 추구하고,부자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면서,낡아빠진 교회의 관료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돈 로비에 집중"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현실에서 교회 일치와 선교 협력은 어떻게 재형성되어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된다. 특히 부산 총회를 앞둔 WCC와 한국교회는 로더릭 휴윗의 말과 같이 "맘몬의 시대에 선교와 전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정직하게 분별하고 회개하는 작업을 해야 하고,또한 "기독교 자체에 실망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복음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작업"을 진지하게 묻고 답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
 
김영동교수(장신대 선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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