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공보주일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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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4월 03일(화) 17:01
신문산업 불패를 주장하는 말 중에 "화장실이 있는 한 종이신문은 영원하다"란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명제는 틀렸다. 세상은 진화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미디어를 지배한다. 이제 화장실에서 아침에 배달된 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세 지긋한 노인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뉴스를 보고 듣는다.
 
바야흐로 종이신문의 위기이다. 지구 상에서 뉴스는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만 종이신문은 곧 사라진다는 것이 미디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뉴욕타임스 회장은 "2015년에 뉴욕타임즈 종이신문을 폐간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순 없다. 종이신문이 사라질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곧 저널리즘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늘날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하고 그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저널리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지 그러한 뉴스를 제공하는 매체인 신문이 위기를 맞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본보도 스마트 기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종이 신문이 이러한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포털에서 볼 수 있는 단순 정보 제공성의 뉴스를 넘어 오직 신문만이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경영마인드가 뉴스마인드를 앞서야 한다고 말한다. 연전에 '시애틀 타임즈'의 마이크 팬처 편집국장은 "편집책임자는 언론인이기 앞서 마케팅 전문가여야 한다"고 강조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이 지배하는 언론에는 함정이 있다. 일테면 교회가 전도를 위해 오락 프로그램을 준비한다고 치자. 대중가수와 개그맨을 초청하고 재미있는 쇼를 준비한다. 교인들이 몰리고 일시적으로 교회가 부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 본연의 역할과는 무관한 호화 쇼일 뿐이다. 그것은 나아가 하나님을 가리고 인간을 세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경영마인드로 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화려한 지면에 선정적 보도로 포장하거나 신문이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전통 저널리즘의 임무를 포기할 때,독자는 언론으로 위장한 사이비에 이용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기독언론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무한경쟁 시대에 세상 유혹에 휩쓸리지 않고 올곧은 파수꾼과 예언자의 소리를 내기 위해 기독공보 임직원들은 오늘도 구슬 땀을 흘린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총회가 결의한 '제직이상 의무구독',기독공보 임직원이 기독공보 주일을 맞으며 기도하는 기도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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