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남편이 있어도 늘 외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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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제은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03일(화) 16:16

   
Q :
저는 30대 직장인 여성으로서,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남편과 특별히 부딪히거나 부부싸움을 자주 하지는 않지만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고 서로가 잠자리를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편은 주말에 등산을 가거나 귀가해서도 항상 컴퓨터 게임을 하기 때문에 얼굴을 마주대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그런 남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곤 합니다. 저희는 겉으로 보기엔 별 큰 문제없는 가정 같지만 늘 뭔가가 공허하고 외롭습니다. 우리 부부가 좀 더 친밀하게 지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부부상담 전문가들은 부부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서로의 관계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것을 피해 부부관계보다 더 중요하게 관계하는 모든 관계맺음을 가리켜 탈출구(Exits)라고 부르며,이런 탈출구들을 닫아야만 에너지가 새는 걸 방지할 수가 있고,부부가 좀 더 부부관계에 그 에너지와 열정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 남편이 아내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부부관계에 매우 중요한 시간대인 주말에 혼자 등산을 가고,퇴근 후 귀가해서도 아내와 함께 시간을 공유하거나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집중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남편의 탈출구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내 또한 남편보다는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탈출구를 사용하고 있으며,두 부부 모두 부부관계에서 중요한 잠자리를 회피하고 있으며,서로 공허함과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는 점을 볼 때,무엇보다도 먼저 부부관계에 집중되어야 할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모든 탈출구들을 찾아내어 더 이상 에너지가 새나가지 않도록 탈출구들을 차단시켜야만 합니다.
 
부부세미나에 참석했던 부부 참석자들이 스스로 찾아낸 탈출구 목록들을 보면,남편들은 주로 퇴근 후 술자리를 자주 갖고,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이나 TV에 집중하거나 주말에 스포츠 게임을 보러다니고,아내의 말에 무관심하게 반응하거나,밤에 사업상의 전화를 걸고,아내보다 잠자리에 늦게 들거나 하는 탈출구들을 사용했으며,이러한 탈출구들로 인해 정작 중요한 아내와의 관계는 회피하게 되었노라고 고백했습니다.
 
아내들 또한 남편보다는 주로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녀에게 지나치게 간섭하며,가정보다는 종교에 몰두하고,정작 중요한 남편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하루 종일 전화를 붙들고 살며,홈쇼핑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과식이나 폭식을 하며,쇼핑과 같은 것들을 탈출구로 사용함으로써 남편과의 관계를 소홀하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부부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다른 것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되면,탈출구와 관계를 맺는 꼭 그만큼 부부간의 성관계를 포함한 부부관계가 잘 안됩니다. 그 결과 부부 모두가 공허함을 경험하며 어딘가에 강박적으로 매여 있게 되기도 합니다. 즉,가장 친밀해야 할 관계인 부부관계에서 바라는만큼 잘 안되기 때문에 각자 다른 것과 더 중요한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배우자에게 쏟아야만할 에너지가 다른 것에 집중하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배우자가 어떤 불평을 하지 못할 만한 대의명분이 분명한 것,예를 들어 어떤 직업이나 종교,봉사,자녀들을 계속 붙들고 있고 그러면 그럴수록 부부관계가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더 안전감 있고 열정 있는 부부관계를 위해서 모든 탈출구들을 차단해야만 합니다.
 
그리고,두 부부가 함께 그 탈출구들을 차단하는 것에 동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나는 이번 주 부터,집에서는 저녁시간에 사업상의 전화를 걸지 않기로 동의한다. 만일 전화가 걸려오면,그 사람에게 다음 날 직장으로 전화하도록 부탁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늦어도 밤 11시 이전엔 잠자리에 들고 주중엔 6시 30분에 일어나기로 동의한다."
 
결론적으로,부부문제는 개인 각자의 문제가 아니고 부부 두 사람이 서로 관계하는 상호방식의 문제입니다.

오제은교수 / 목사ㆍ숭실대학교 상담심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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