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smart)한 나눔 운동을 꿈꾸며

[ NGO칼럼 ] NGO칼럼

조현주사무총장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4월 03일(화) 11:20

시내 거리를 다니거나 TV 광고를 접하면서 심심치 않게 '스마트(smart)'라는 단어를 꽤 자주 목격한다. 스마트의 사전적 의미는 '말쑥하고 깔끔하며 똑똑하고 영리하다'라는 뜻이다. 편의성과 효율성을 최적화해서 우리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지게 하자는 취지로 곳곳에서 사용되어지는 문구라고 여겨진다. 결국 이 형용사가 꾸미는 지점은 사람의 생활에 있다. 다시 말해서 도구와 수단의 스마트 화(化)를 통해 삶의 질을 진일보 시키고 궁극적으로 사람을 이롭게 하려는 데 있다.
 
스마트폰은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의 의미를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생활 기기가 되었다. 전철을 타고 다니며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우리 삶이 스마트해지고 있는가를 따지면 개인적으로는 다소 회의적이다. 이 현상에 대한 가치 논쟁은 여러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겠지만 단말 기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소통보다는 단절과 고립의 느낌을 더 많이 주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스마트한 활동의 최상의 초점은 사람이어야 한다. 여전히 위력적이며 감동적이고 위대한 유닛(unit)은 기계와 도구에 앞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개발 NGO의 존재 이유도 사람 특히 개도국의 주민에게서 비롯된다. 개도국의 빈곤 퇴치라는 사명을 천명(天命, calling)으로 알고 여기에 매진하는 이유는 오늘날 지구촌의 한편에서 살아가는 주민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마땅한 원래의 존엄을 누리며 살아가도록 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절대빈곤에 처한 사람에게 슬픔과 고통만 있지 않다. 동시에 기쁨과 희락이 있고 삶의 내면에는 깊은 종교성도 살아있다. 아울러 빈곤에서 벗어나서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가 있다. 이러한 면모가 이들의 살아있는 역량이며, 현지에서 개발 사업을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이 가능성을 인식하게 하여 더 많은 가능성으로 확장해 가도록 하는 일, 그래서 종국적으로는 스스로의 힘으로 개발의 지속가능성을 강화시켜 가도록 지원하는 일이 개발NGO의 소임이라 확신한다.
 
개도국의 지역개발 사업을 수행하는데 '스마트'해지고 싶은 바람이 많다. 효율적으로 편리하게 더 많은 결과를 얻어내고자 하는 욕망을 인정한다. 그래서 가끔은 업무를 스마트하게 처리해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마트한 것이 너무 매뉴얼적이서 회의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숙고하는 과정의 간소화가 마음을 편하게 하지 않는다.
 
개발협력분야만이 아니라 많은 여타 NGO에서도 스마트한 논의들을 많아지고 있다. 논의의 화두가 나쁠 것은 없고 더 많은 토의를 통해 선한 방향의 변화가 되자는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염려는 화려한 이론이 사람을 가리지는 않을까, 사람만이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여지가 엷어지고 사람 향(響)을 지우는 세계로 경도하지 않을까하는 데 있다.
 
똑똑한 사업 실행을 위한 일련의 과정 사이사이에 사람의 역량과 가치를 빼곡히 채우는 성과를 바라는 것은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자 하는 욕심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 개발NGO의 개도국 지역개발사업은 지구촌 곳곳에서 사무적으로 빼어나면서 가슴 따뜻한 내용으로 가득가득 채워지도록 하는 흐뭇한 스마트 나눔 운동이 되도록 하고 싶다.

조현주사무총장 / 지구촌나눔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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