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진리의 바통을 이어주는 곳입니다!

[ 성품학교 ] 성품학교

이영숙박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3월 26일(월) 15:13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이 찬송만 부르면 제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아홉 살쯤 우리 교회는 모두 가까운 동산으로 소풍을 갔습니다. 즐겁게 야외예배를 드린 후 보물찾기 시간에 1등이 된 아버지는 선물을 받고 보답으로 노래를 불러야 했습니다. 어린 저는 아버지보다 가슴이 더 쿵쾅거려 커다란 나무 뒤로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우렁찬 찬송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버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이 찬송을 부르셨습니다. 그리고는 곧이어 큰 소리로 "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즐거운 일 아닌가…"라는 찬송을 부르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제 인생의 어려운 일들이 앞을 가릴 때마다 저도 모르게 이 찬송을 부릅니다. 아버지는 제게 인생은 '주와 같이 길 가는 것'이며 때로는 '태산이고 험곡'이라는 것도 알게 하셨습니다. 내가 걸어야 할 참된 길은 주님과 동행하는 길이라는 것도 기억 속에 남게 하셨습니다.
 
가정은 릴레이 경주처럼 진리의 바통을 이어주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사신 부모님의 모습을 따라 다음 세대가 그 바통을 이어 릴레이 경주를 펼치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비극은 부모가 자녀에게 향방 없이 경주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 인생의 허무함과 공허함을 감춘 채 힘을 헛되이 여기저기에 쏟으며 살게 하는 것입니다.
 
가정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곳이 되게 하려면 이 땅에서 자녀를 성공시키고 싶은 부모의 소원을 이루도록 강조하기보다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게 하고 그분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분의 성품을 닮아 가고 싶은 열망이 들도록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자녀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알고 이해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부모들을 세우신 것입니다.
 
자녀들은 부모들이 그들에게 대하는 태도와 말 등을 듣고 보면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이해합니다. 우리가 단호하고 엄격하면 자녀들은 하나님의 성품이 엄격하다고 이해합니다. 반면 우리가 그들을 너그럽게 대하면 자녀들은 하나님의 사랑도 그렇다고 이해합니다.
 
다음 세대를 이어나가는 나의 자녀들에게 우리는 어떤 기억을 남게 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녀들의 기억 속에 부모인 우리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으로 즐겁게 경외하였는지, 그분을 따라가는 삶이 이 땅을 살 때 진정한 행복이었음을 우리 자녀들이 기억한다면 우리는 성공한 삶이었다고 안심해도 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오늘은 왠지 아버지가 더 그립습니다. 날마다 골방에서 기도로 낙을 삼던 아버지를 예전에는 나약한 분의 모습으로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아버지가 바로 성공한 인생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그 아버지 덕분에 자녀된 제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었고, 저도 자녀들 앞에서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이라고 아버지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영숙박사 / (사)한국성품협회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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