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는 선거바람,성령의 바람으로 다스리자

[ 논단 ] 주간논단

손신철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3월 19일(월) 15:24

해마다 이맘때면 교회 주변을 환하게 수놓는 목련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그런데 수년간 목련의 피고 지는 것을 관찰한 바에 의하면 목련꽃이 탐스럽고 더 아름답게 피는 해가 있다. 요인은 바람이다. 유난히 봄이 쉽게 자리 잡는 해가 있는 반면,봄이 오는가 싶다가 난데없이 칼바람이 몰아쳐서 막 물이 오르는 꽃봉오리를 시리게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다시 훈풍이 돌아 꽃망울의 기운을 북돋아준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난 해에 피는 꽃이 더 탐스럽고,아름답고,고상하다. 목련꽃을 보며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라는 단상에 젖곤 한다. 우리 사회도 언제나 일관성 있는 평탄함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항상 평화가 유지되고 매사가 순탄하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바람일 뿐이다. 어찌 생각하면 아무 문제없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위기일지도 모른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의 눈과 귀를 놀라게 하는 거센 바람을 맞으며 유지되는 것이 인간사회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칼바람도 유익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해마다 어김없이 봄을 뒤흔들어 놓는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 바로 선거바람이다. 학년 초 각급 학교에서 대표를 선출하는 일이다. 크게는 대학 캠퍼스의 학생회장 선거로부터 중ㆍ고등학교의 학생회장 및 각 반의 대표를 선출하는 일이 학생들 사이에 큰 관심사이다. 최근 대학마다 학교활동 중 발휘한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는 선발 기준 때문에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도 반장이 되기 위해 반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돌리거나 파티에 초대하며 다양한 공약을 내걸고 교문 앞 피켓 홍보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 후보 진영의 친구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한다. 어려서부터 사회를 배워나가고 경험하는 교육적 목표가 살짝 왜곡되는 점입가경(漸入佳境)의 풍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금년은 국가적으로도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실시되는 선거의 해이다. 벌써부터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바람이 치열하다. 어떻게 든 당선되고 보려는 정치 지망생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일어난다. 이미 몇 주 전부터 주일이면 예비후보들이 예배에 참석하며 홍보효과를 노리고 있다. 누구든 예배에 함께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고 기쁜 일이기에 기꺼이 맞이하고 소개하지만,상식적인 절차에 따라 소개할 따름이다. 당사자들은 더 호의적으로 언급해 주기를 바라겠지만 누구를 더 격려하거나 추켜세우지 않는다. 다만 내심 그 열정이 이 나라와 소속된 지역구를 위해 정직하고 바르게 능력을 발휘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선거의 바람이 광풍처럼 사나워진다. 상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서기 위해 무차별 공격을 시도한다. 거짓과 음모,비난과 비방이 난무하고,그 바람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혹독한 비난과 더 거센 음모를 들이대기도 한다. 선거바람은 이렇게 가혹하다. 누구도 정치 생리의 이 거센 바람을 피해갈 수 없다.
 
이 바람 부는 시절의 외풍을 온몸으로 느끼는 신앙인들의 사명이 있다. 바로 기도하는 일이다. 성령의 바람이 광풍과 같은 선거바람에 지쳐가는 이 민족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보혜사 성령의 바람이 이 나라의 스승이 되어 주시고,정직하게 변호해 주시고,바르게 판단해 주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성령의 바람만이 혹독한 선거바람 속에서 더 탐스럽고 아름답고 품위 있는 꽃을 피우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령의 바람이 불어서 하나님이 택하신 이 나라에 의의 열매,선교의 열매가 맺어지도록 잠잠히 기다려야 할 것이다.

손신철목사 / 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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