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 중년 재해석에 나선 이의수목사,신간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펴내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3월 16일(금) 11:49
나이 40을 지칭하는 불혹(不惑). 사전적 의미로는 '마음이 흐려져 갈팡질팡하지 않게 됨'을 뜻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대표작으로 한동안 흔들리는 청춘을 위로해온 출판계가 올해는 중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흔 이후 나의 가치를 발견하다(소노 아야코 지음)' '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김병완 지음)' '중년 수업(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등 어쩌면 더 많은 격려와 위로가 필요했을 중년을 위한 책들이 서점가의 신간 부스를 채우고 있는 것.
최근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한국경제신문 펴냄)'를 출간하고 '마흔의 재해석'에 나선 이의수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책임자, CBS '새롭게 하소서' 진행)는 "흔들리지 않는 나이는 없다"고 말한다. 치솟는 물가와 감당하기 어려운 자녀교육비,불안한 직장생활,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의 위협,내집 마련의 꿈에서 하우스푸어로 전락해버린 삶 등 오늘의 마흔들이 겪는 애환과 아픔을 이해하는듯한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그는 결국 40대의 삶을 축복으로 받아들이라고 한다. 청춘 못지 않게 마흔 역시 절반 이상이나 남아있는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 목사는 중년을 가리켜 "감기에 걸린 사람들과 같다"고 표현했다. 눈이 충혈되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가끔 재채기도 하지만 쓰러질만큼,인생을 멈춰설만큼 힘겹지는 않다는 것. "사실은 온갖 짐을 짊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다는 점이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이 목사는 "'감기(감사와 기쁨)'로 이겨내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축구에는 미드필더가 있듯 사회의 허리를 40대라고 한다면 교회에서도 40대는 '한창 일해야 할' 핵심 일꾼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지금껏 40대 남성에게 요구만 해왔다"고 평가한 이 목사는 "이제는 목회의 동역자인 중년들을 더 이해하고 포용하며 강단에서,사역 현장에서 그들을 격려하고 위로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대부분 담임 청빙 여부가 결정되는 목회자의 마흔을 '갈림길'로 본 그는 "직장에서 승진하기 위해 일하는 남성들처럼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위로하는 사역을 펼친다면 성장은 저절로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남성들의 마흔 이후 30년에 대한 연구로 평생교육박사 학위(Ph.D)를 취득하고 남성사회문화연구소를 설립한 그는 목회자의 영역을 넘어 써드에이지(Third Age: 중년과 노년 사이의,아직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시기) 전문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올해로 49세. 저자가 마흔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쓴 책은 인세의 전액이 40대 가장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른바 '작은 아버지 펀드'가 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