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친구

[ 데스크창 ] 데스크 창

안홍철 기자 hcahn@pckworld.com
2012년 03월 06일(화) 11:03
친구 사이의 우정을 뜻하는 말로 '지음(知音)' 또는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말이 있습니다. 춘추시대 진나라의 대부 유백아(愈伯牙)는 거문고의 달인이었습니다. 그가 바쁜 나랏 일 중에 틈을 내어 잠시 고향을 찾게 되었습니다. 실로 오랫 만의 귀향길이라 휘영청 밝은 달을 배경으로 구성지게 거문고를 뜯었습니다. 그 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들렸습니다. 초라한 나무꾼 하나가 그의 거문고 가락을 엿듣고 있었던 것이죠. 백아는 초라한 행색을 보고 짐짓 "그대가 내 음악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나무꾼은 백아가 연주한 곡 이름과 작품의 배경을 상세히 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백아는 깜짝 놀랐습니다. 시험 삼아 다시 연주하자 또 다시 정확히 알아맞혔습니다. 백아는 감탄하며 "그대야 말로 진정 나의 (음악을 아는) '지음'일세"라며 그 자리에서 의형제를 맺었습니다. 알고보니 그의 이름은 종자기(種子期)로 당대에 거문고 감상에 있어 달인의 경지에 든 사람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내년 이맘때 다시 만나자 약속하고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그곳을 찾은 백아는 종자기의 별세 소식을 듣고 너무도 슬픈 나머지 그의 묘를 찾아가 최후의 한 곡을 뜯은 후 그 자리에서 거문고를 산산 조각내 버렸습니다. 자신의 연주를 들어주고 음악을 이야기할 친구가 없어졌기 때문이죠. 백아가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친구를 잃어버린 슬픔에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는 뜻으로 이를 '백아절현'이라 부릅니다.
 
중국의 고사성어를 대하면서 내 주변엔 '내 자신을 친구로 인정하고,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친구'가 몇이나 있을까 되돌아 보게 됩니다.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인생은 실패하지 않은 삶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은,예수님께서 친히 '나의 친구'가 되어주신 특별한 존재들입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 이는 너희로 가서 열매를 맺게 하고 또 너희 열매가 항상 있게 하여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무엇을 구하든지 다 받게 하려 함이라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명함은 너희로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함이라"(요 15:13~17)
 
그리스도께서 명하시는대로 행하면 우리는 다 그리스도의 친구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구하면 무엇이든 다 이뤄주시며,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서로 사랑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셨습니다. 사순절 기간 중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깊이 묵상하며 경건과 절제의 삶으로 채우게 되는,사순절. 10여년 전 에딘버러에 수개월 지내는 동안 스코틀랜드인들은 이 기간에 자신들이 즐기는 취미를 끊고 그 비용을 모아 봉헌(offerings)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십자가 없이는 면류관도 없다(No Cross No Crown)'며 커피 매니아인 경우,커피를 끊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은 골프나 테니스를 중단하는 것이죠. 사순절 기간 중에,스스로를 동이는 작은 실천을 통해 말씀과 삶이 일치되어지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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