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랑의 회복

[ 논단 ] 주간논단

오정호장로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2월 28일(화) 18:17

우리가 한평생 살아가면서 존경하며 사랑해야 하는 대상이 분명 많이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할 수만 있다면 존경과 사랑을 받기를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세상 사회에서 존경과 사랑이 점점 메말라 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래도 험악한 세상과 달리 성도들이 모여 있는 교회 안에서만은 존경과 사랑이 넘쳐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넘쳐났던 뜨거운 열기가 지금은 급속도로 식어져 가고 있다고 생각되기에 하나님을 향한 죄송함을 금할 수 없다.
 
존경과 사랑의 기초가 다져지는 배움의 산실인 학교에서 그림자도 밟지 말라던 선생님을 향한 존경심이 이미 바닥을 치고 있기에 학교 폭력 문제가 지금 우리 모두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심지어 인간 삶의 핵심인 우리들의 가정에서까지 사랑이 점점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잘못된 참담한 현실 속에 무릎 꿇고 기도할 수밖에 없다.
 
에베소교회를 향하여 책망하신 주의 말씀이 생각난다.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행위를 가지라 그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는 명령의 말씀을 우리에게 하신 것을 알고 있기에 두려움마저 느낀다. 성도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 교회마저도 옛날과 같지 않은 것 같다.
 
성도와 성도간의 사랑은 물론 지도자들을 향한 절대적인 존경심도 금이 가고 있으며 한국교회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갈등의 산물인 각종 송사도 도를 넘어선 것이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해결책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고민하고 기도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이 소금과 빛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임을 회개한다. 또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잃어버린 것을 찾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본다.
 
지난 주 인도 첸나이한인교회의 집회 인도 요청을 받아 척박한 땅 인도를 며칠 돌아보며 큰 감동과 은혜를 받았다. 첸나이에서 250km떨어진 크리시나기리(Krishinagiri)의 트리니티 스쿨(Trinity School)을 방문하였다.
 
영락교회에서 30여 년 전에 김영자선교사를 파송하여 세운 학교였으며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1천 명 이상의 학생들이 복음으로 하나가 되어 학업에 열중하는 보기 드문 성공한 선교지였다. 짧은 시간의 방문이었지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수많은 어린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 모두가 김영자선교사를 대하는 태도와 쳐다보는 눈빛들이 하나같이 진정한 존경심과 사랑의 모습이었다. 어찌하였기에 모두의 존경의 대상이 되었을까? 부러움에 먼저 해답을 찾고자 하였다.
 
선교사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 해답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자랑할만한 규모의 건물과 컴퓨터는 물론 식품과 화학실험실까지 갖춘 시설들이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호화로운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학교에서 최고 위치에 있으면서도 70이 넘어 조금은 불편한 몸에 거추장스러운 인도 전통 복장을 입은 모습으로 교직원들을 대동하고 학교 구석구석을 안내하면서 그 누구에게도 시키지 아니하고 손수 휴지나 쓰레기만 보이면 맨손으로 수없이 집어 치우는 솔선수범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았다. 학교식당에서 인도 전통음식을 처음 대하기도 하지만 점심으로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역겹기까지 한 음식을 오른손으로 주물럭거려 섭취하는 모습은 도저히 따라할 수 없었다. 김영자선교사는 현지인들과 똑같이 죽 종류의 음식을 손으로 움켜 드시는 것은 물론 손가락까지 쪽쪽 빠시는 모습은 나에겐 감동과 부끄러움의 연속이었다.
 
식사 후 커피를 대접하겠다고 안내한 숙소에서 우리에게 흔해빠진 전기 커피포트 하나 없이 냄비에 물을 끓여 더디게 커피를 내어오는 선교사의 모습은 나의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보라는 하나님의 말씀인 것 같아 며칠 동안 잠을 설치며 내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러움과 새로운 결단의 시간들을 보내고 왔다.
 
섬기는 자의 본이 되라고 하셨는데 이 모습이 바로 섬기는 자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며 한국교회의 모두가 이 모습으로 회복되어지기를 소원하며 기도해 본다.

오정호장로 / 부총회장ㆍ대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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