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톨릭의 사제 양성과 개신교의 목사 양산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 칼럼

허호익교수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2월 20일(월) 17:00
고문 기술자 이근안의 목사안수 취소 등 최근 목사의 자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33개 직업군에 대한 시사저널의 신뢰도 조사(2009.7.27.)에서 가톨릭의 신부가 11위,승려는 18위,목사는 25위이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의 설문조사(2009년 1월)는 한국 교회의 시급한 문제가 '목회자의 자질 부족(42.3%)'과 '신학생 과다 배출'(16.5%)이라 하였다. 사회적 공신력의 약화와 교회의 양극화와 무임목사의 급증 등 여러 이유로 개신교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지난 2월 1일 불교미래사회연구소는 현재 한국 개신교회의 절반 정도의 교세를 가진 가톨릭교회가 30년 후에는 교세를 역전시킬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돌이켜보면 중세 가톨릭교회의 중앙통제식 교구제도의 단점이 극대화 되어 종교개혁을 통해 개신교의 자율적 개교파주의와 개교회제도가 생겨났지만,6백년이 지난 지금 양측의 제도를 비교해 보면 개신교회가 장점들이 이제는 구조적 약점으로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다.
 
천주교에서는 각 본당에 성소(聖召)계발후원회를 조직하여 '사제 성소자'를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어린 학생들을 복사로 선발하여 성소로 유도한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성소에 최초로 관심을 갖는 시기는 초등학교 시기가 42.8%,중학교 시기가 68.5%이며,이들 대부분이 복사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개신교는 어려서 목회자로 소명을 받은 유능한 청소년의 조기 발굴을 위한 노력과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너무 취약하다.
 
각 교구에서는 성소국과 예비신학교를 두어 사제 성소에 뜻을 둔 중고등 학생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비 신학생 모임'을 운영한다. 예비신학생 중 중등부가 72.4%로 가장 많다. '가정과 본당 교회와 교구'가 협력하여 장기간 성소에 합당한 신앙의 모범적 삶을 살도록 준비시키고 학교 성적도 평균 80점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그리고 월 1회에 시행하는 이 모임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고,교구뿐 아니라 성소자 자신도 참으로 사제 성소가 있는지를 식별하게 한다. 어떤 교구에서는 동질감과 소속감을 키워주기 위해 예비 신학생 전원을 기숙사 생활을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개신교에서는 소명을 받은 중고등학생을 위한 예비신학교육 제도가 전무하다.
 
사제 후보생들은 해당 교구별로 교육을 받고 사제 서품 뒤에도 교구별로 근무하는 철저한 속지(屬地)주의 원칙에 따라,한국에서는 7개 교구의 7개 신학교별로 7년 과정의 교육을 받고 있다. 각 교구에서 해당 교구에 필요한 명수만큼의 사제를 양성한다. 그리고 교구별로 사제를 양성하는 학비,기숙사비,도서비 등 일체 비용을 교구에서 부담한다. 그러므로 개신교처럼 무분별한 목회자 양산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과 중복 과잉투자를 줄일 수 있으며,무인가 신학교나 무임목사의 문제가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천주교는 교구가 필요로 하는 소수 정예를 대상으로 7년 과정의 양질의 실제적 신학교육을 시행한다. 신학생들은 의무적으로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성적뿐 아니라 기도 생활,인간관계 등 신학교 생활 전반과 방학 중 생활까지도 평가를 받는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사제가 된다. 그러나 개신교의 경우 전 학년 전원의 기숙생 생활이 여건상 불가능하며 목회자 후보생의 전인교육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미흡한 편이다.
 
   
최근 전 장신대 학장 박창환 박사가 '신학교 경영'을 위한 신학교육의 대대적 개혁을 역설하며 신학대 교수들을 '선교사'로 여겨 교회가 재정 지원하고 신학생의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본보 2012년 2월 11일자)하였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를 위한 소수 정예의 목회 리더십을 키워야 하는데,어떤 형식으로든지 목회자 양성 제도의 구조적 개혁이 절실하다.

허호익교수/대전신대 대학원장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