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서 한국교회의 길을 찾다

[ 교계 ] 제3회 에큐메니칼 전국목회자 인문학심포지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2월 14일(화) 13:39

   

한국교회에 새로운 길이 가능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인문학의 오랜 지식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목회자들의 모임이 지난 13일 열려 교계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훈련원(운영위원장:육순종)은 지난 13일 연세대학교 알렌관 무악홀에서 '한국교회의 변화는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제3회 에큐메니칼 전국목회자 인문학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선교,교육,봉사,신학 등 4분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만열장로(숙대 명예교수)는 심포지엄을 시작하며 초대사에서 각 시대별 한국교회의 긍정적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한국교회는 현재 극우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십자가의 도가 요구하는 사랑과 희생의 가치가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며 "한국교회는 야성(野性)을 회복해야 하고 들판과 황무지,사막과 광야라는 수련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 눈길을 끈 것은 유종일교수(KDI 국제정책대학원)와 김영순교수(인하대)의 특별강연. 이들은 각각 '세계정치경제 동향과 한국의 미래','지역사회에서 한국교회의 역할' 제하의 강연을 통해 국제경제학과 문화인류학 분야에서의 통찰을 전달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유종일교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는 다보스포럼에서도 신자유주의,시장만능주의의 전성시대는 끝났다고 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경제민주화의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정책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고,"현 정권 하에서 대기업의 이익증가율은 엄청나게 증가한데 반해 가계소득은 줄고,부채는 증가해 서민들의 삶이 어려운 가운데 교회는 민주화,사회정의를 위해 노력한 전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영순교수는 "마을의 교회당은 기독교를 받아들인 마을 공동체의 당이며 관념의 중심체,생활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고 마을과 교회의 관계를 규정하고 "교회가 지역의 과거 모습을 재현할 수 있는 기록관,생활사 박물관의 역할을 하면서 스토리텔링을 창출하고 주관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교육 분야의 기조강연을 맡은 본교단 목사부총회장 손달익목사(서문교회)는 '한국교회는 교육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제하의 강연을 통해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한 공교육,사회양극화가 몰고 온 교육기회의 불평등,교육문제를 보는 사회적 견해의 양극화,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을 서두르는 이가 없는 점 등이 현재 한국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하고 "한국교회는 지역교회들이 공교육 개혁에 협력하고,기독교학교 및 각 학교의 기독 교사 활동 지원,사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청소년 돌봄,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교실 개설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에큐메니칼 전국목회자 인문학심포지엄은 지난 2008년 5월 재출범이후 한국교회 목회자 계속교육의 일환으로 자기성찰과 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전국 여러 지역에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지속되어온 목회자 인문학 독서모임이 확대된 것으로 본교단을 포함,기장,예장,오순절,성공회와 구세군을 포함하는 다양한 교단의 목회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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