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성품입니다

[ 성품학교 ] 성품학교

이영숙박사
2012년 02월 13일(월) 14:29

"술만 먹으면 엄마를 때리는 아빠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보면서 자랐어요. 너무 무서워 밤새 형이랑 이불 속에서 오들오들 떨어야 했지요. 학교에서 집에 돌아와 엄마가 안계시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했어요. 그래서 사방을 뛰어다니며 엄마를 찾아 헤매곤 했습니다. 언제나 아빠가 무섭고 싫었어요. 그런데 어른이 된 후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그렇게도 싫어하던 아빠의 모습 그대로 하고 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수원,남,40세,회사원)
 
제가 진행하고 있는 '성품내적치유'시간에 나온 수많은 이야기들 중 한 가지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성품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치유되지 못한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좋은 성품을 방해하여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나의 행동은 내가 겪은 수많은 과거의 경험들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우리 자녀들의 고질적인 성품 문제는 바로 부모인 우리와 겪은 경험이 바탕이 됩니다. 그래서 함부로 우리 자녀들의 성품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자녀의 성품을 비난하기 이전에 부모인 나 자신을 성찰해보아야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자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좋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기억이란 몸으로 경험한 것들이 뇌에 저장된 자극입니다. 길 가다가 외운 전화번호처럼 짧은 시간만 기억되는 단기기억,오감각을 통해 들어온 경험들이 해마체에 저장되어 오랫동안 기억되는 장기기억,또 이 장기기억 중에는 우리가 회상할 수 있는 기억이 되는 명시기억과 회상할 수 없는 암시기억으로 나뉩니다. 이런 기억들이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위기 때나 사건이 생길 때 불쑥불쑥 나타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성품이 됩니다. 좋은 기억이 많은 사람들은 좋은 성품을 갖게 되는 반면에 나쁜 기억들이 많은 사람들은 나쁜 성품을 갖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가정에서 받은 좋은 기억들일 것입니다. 그 선물은 그들의 평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선물이 될 것이며 삶의 위기 때마다 꺼내어 쓸 수 있는 방패막이 될 것입니다. 좋은 추억의 박물관이 된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인생의 풍랑을 만날 때 좋은 성품으로 당당하게 막아설 것입니다.
 
오늘 우리 자녀들과 함께 좋은 기억들을 만드는 시간들을 만들어 보십시오. 자녀에게 다른 어떤 것들을 주는 것보다 가장 귀한 유산을 물려주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좋은 성품은 부모가 자녀의 기억 속에 물려주는 귀중한 유산입니다.

이영숙 박사 / (사)한국성품협회 좋은나무성품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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