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손님을 대접하는 사라와 아브라함의 환대(歡待)의 밥상

[ 생명밥상 ] 기독공보 생명밥상 캠페인

정경호교수
2012년 02월 13일(월) 14:20

환대(hospitality)란 말은 그리스어로 호스페스(hospes)에서 왔는데, 이 말은 '손님' 또는 '주인'을 뜻하는 말로써 손님이나 주인 또는 낯선 이방인 심지어 적이나 원수라 하더라도 그들을 주인으로 생각하여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환영하며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겨 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대접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러한 환대는 고대 세계를 받드는 기본 개념이었기에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환대를 계약법에 넣어 엄격한 규범으로 지킬 정도로 홀로된 낯선 사람들인 나그네와 홀로 사는 여성과 고아들을 따뜻한 밥상을 통하여 섬기게 한 것이다. 특히 구약성경에서 '음식은 환대의 표현'이고 '환대는 음식과 신앙이 만나는 접촉점'이며 나아가서 환대는 '정의로운 행동'이기도 하였다.

우리는 구약성서에서 이러한 환대를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에게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들의 환대는 낯선 나그네들에게 정성껏 음식을 대접하는데서 잘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세기 창 18장 1-15절에 의하면, 무더운 어느 날 아브라함은 천막 문어귀에 앉아 쉬고 있는데 낯모르는 세 사람들이 저 멀리서 지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을 본 아브라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들에게 곧장 달려간다. 그는 매우 공손하고 정중한 태도로 낯선 손님들 앞에서 땅에 엎드려 절한 후 낯선 그들에게 간곡하게 초청을 하여 환대의 밥상을 통해 섬기고자 한 것이다. 이제부터 아브라함보다는 사라의 몫이 더 중요하였을 것이다.
 
사라와 아브라함은 하인들을 시켜 맛있는 송아지의 연한 고기를 대접하기 위하여 제일 좋은 송아지 한 마리를 잡는다.(창 18:7-8) 그리고 100인분의 빵을 빚을 수 있는 “고운 밀가루 세스아"를 내다가 “크고 넓적하고 둥근 빵"을 굽게 한다.(18:5-6) 밀가루 세스아는 창세기 18장외에도 사사기 6장 19절과 사무엘 상 1장 24절에도 나타나며 신약성서 마태복음 13장 33절과 누가복음 13장 20-21절에도 나타난다. 여기에 나오는 밀가루 세말은 하나님께서 나타나실 때나 또는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사라와 아브라함이 밀가루 세말로 빵을 만들고 있는 것은 낯선 사람 중의 한 사람을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로나 또는 하나님으로 깨닫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사라와 아브라함은 낯선 사람을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으로 믿고 하나님께 대접하는 마음으로 낯선 그들을 따뜻하게 섬기고 있는 것이다. 사라와 아브라함의 이러한 신적인 환대는 생명을 이어가는 축복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브라함과 사라의 무조건적인 신적인 환대는 임신이 불가능하게 된 사라의 자궁에 생명이 넘치게 하여 이삭이라는 아들 곧 생명을 이어가는 축복을 맛보게 한다. 이렇듯 사라와 아브라함의 환대의 밥상은 하나님마저도 감동을 자아내게 한 밥상,신적인 환대의 밥상이었던 것이다.
 
오늘에 필요로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신적인 환대의 밥상이요 나눔이며 섬김이다. 우리들의 신적인 환대가 필요한 곳들이 여기저기에 많이 보인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위임하여 준 이웃들로써 오늘의 기초생활수급자들,실직자들,노숙인들,가난한 조손가정들 및 편모ㆍ편부가정들,소년소녀 가장들,힘겹게 버티고 있는 농촌의 사람들,이곳에서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새터민들과 다문화가정들,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외국인노동자들,그리고 북녘의 절대빈곤의 형제자매들,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살인적인 굶주림으로 뼈만 남은 사람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들에 의해 찢겨지고 부수어진 자연생태계와 신음하며 절규하고 있는 지구적 생명공동체도 우리의 신적인 환대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오늘의 우리는 모두 그들에게 신적인 환대의 마음으로 밥상을 나누어야만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비로소 맛볼 수 있는 것이며 낯선 사람들을 통하여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가 하나님의 풍성한 생명 곧 하나님의 생명정의평화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정경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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