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문화선교매체로 검증 받다.

[ 최종률장로의 빈방있습니까? ] 최종률 장로의 빈방 이야기<4>

최종률장로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30일(월) 12:00
3일 간의 짧은 공연이었지만 관객들이 극에 동화되면서 깊이 감동 받는 모습을 생생하게 목도하자 기쁨과 감사가 넘쳐났다. 문화선교의 현장에서 은혜를 구체적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다. 물론 어떤 관객들은 지진아에 대한 연민으로,또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바보의 순수함에 감동해서,아니면 덕구의 투명한 영혼에 자신의 때 묻은 모습을 비추어 보며 부끄러움에 눈물을 흘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덕구의 마지막 고백에서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으며 복음에 감격해서 울었을 것이다. 윤리적인 측면에서든, 영적인 측면에서든 선교매체로서 '빈 방'의 공연 가치는 첫 공연부터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검증을 받은 셈이다.
 
선교매체 얘기가 나왔으니 잠시 기독교 연극의 기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문화의 다원화 시대에 이르러 기독교 연극은 교회 안에서든,밖에서든 그 기능이 과거보다 더욱 중요해졌다. 교회 안에서 기독교 연극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예가 예배극,이른 바 '스킷'(Skit)이다. 설교자의 설교 주제를 압축하여 짧은 시간에 동기를 부여하고 발전시키면 설교자가 결론을 맺는 것이 전형적인 스킷이다.
 
설교를 하나의 문학작품이나 극에 비유한다면 그 기승전결 구조에서 기ㆍ승ㆍ전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 스킷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설교의 주제를 메시지화 하는 과정에서 잘 짜여진 이야기(narratIve)를 갖춘 드라마를 도입함으로써 메세지 전달에 있어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독교연극은 교육매체로도 무척 유용하다. 교육자가 교육내용을 피교육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은 이제 구시대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피교육자가 교육주체로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대세인 지금,가령 교사가 공과공부의 내용을 학생들과 함께 연극으로 만들어서 전달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끝으로,기독교 연극의 기능성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선교매체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와 타당성은 지난 글에서 다룬 바 있다.)
 
앞의 얘기로 되돌아가서,인상적이었던 '빈 방' 첫 공연을 마친 후 희곡을 좀 더 다듬을 필요를 느꼈다. 대사는 보다 사실적인 생활언어로,상황은 보다 점층적으로 발전하도록 고쳐나갔다. 당시 필자가 대표로 사역하고 있던 극단 증언은 '빈 방'에 앞서 이강백 선생의 '도마의 증언'이라는 장품을 필자가 연출하여 이미 창단공연을 가졌었고,단막극 '길 손','어느 감사절에 생긴 일',낭송극 '거기 너 있었는가' 등의 작품으로 부지런히 순회 공연을 해오고 있었다.
 
한편 재직하고 있던 계성여고에서도 미술반 뿐만 아니라 연극반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청소년극과 교사연극을 꾸준히 하는 바람에 연극으로 한 해를 시작해서 연극으로 한 해를 마치는 형국이었다. 이렇듯 교직으로 바쁜데다가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는 일,교회의 여러 절기문화행사들을 연출하는 일. '증언' 사역, 일반극단의 작품에 초빙되어 연출하는 일 등으로 나의 30대는 쏜살 같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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