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차역에서 배운 성품

[ 성품학교 ] 이영숙박사의 성품교육<3>

이영숙박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13일(금) 15:51
2009년 2월,독일에서 Euro KOSTA 2009의 강사로 성품세미나를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기차역에서 늘 제 손에 떨어뜨리지 않고 들고 다녔던 노트북 가방을 통째로 도난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노트북 속에는 남은 일정을 위한 강의안들과 책을 쓰기 위한 원고들이 가득 넣어져 있었고,그 외에 환전하지 않았던 원화와 달러,강사료로 받은 유로,화장품 파우치 등 중요한 것들이 모두 들어 있었는데 한번에 증발해버렸습니다.
 
이렇게 절망스러운 상황에 낙심하고 있을 때,제가 타려던 파리 행 기차가 어김없이 플랫폼에 들어섰습니다. 이 기차를 놓치면 다음날 아침 10시에 열리는 강의를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저의 심정은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엉망진창의 그 순간,머릿속에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는데 바로 <좋은나무성품학교>에서 가르치던 "긍정의 법칙"이었습니다. "내가 지금 ~한 것만으로도 속상한데 ~해서 내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는 법칙에 제 상황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내가 지금 많은 것을 잃어버린 것만으로도 속상한데 파리행 기차를 놓쳐 정해진 모든 강의 일정을 취소해 버린다고 해서 내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
 
저는 얼른 낙심했던 모든 마음을 접어 기차역에 두고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파리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자리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보니 잃어버린 것보다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도둑이 제 여권을 가져가지 않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또 결혼반지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강의안을 저장해 놓았던 USB메모리를 다른 가방에 넣어 놓았던 것이 가장 감사했습니다. 이대로 파리에 도착해도 충분히 강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도난당하지 않은 기쁨의 성품이 제 안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말,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라고 가르쳐왔던 긍정적인 태도의 성품을 저는 그 날 제대로 연습한 셈입니다.
 
3일 동안 진행된 성품세미나는 그야말로 은혜의 자리였습니다. 다른 세미나에서 누려보지 못한 따뜻한 마음들이 전류처럼 흘러 좋은 성품으로 빚어지는 기적의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만약 독일의 그 기차역에서 무너져 버린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했다면 결코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경험은 성품으로 변화되는 세상이 아주 거창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니라 제가 서 있는 바로 이 곳,이 순간에 빚어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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