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이야기' 시리즈를 기대하며

[ 논단 ] 주간논단

손신철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11일(수) 09:34

지난 성탄절에 공영방송인 KBS TV에 온 국민의 마음을 적시는 다큐멘터리 한편이 방영되었다. 성탄특집 '한경직목사의 아름다운 빈손'이었다.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나간 한경직 목사님의 생애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고 보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 방송을 본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믿음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했으며 우리 기독교에 그처럼 큰 어른이 계셨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오늘 우리 사회에 기독교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반기독교 정서가 만연한 이 시점에서 한 줄기 단비와 같은 이야기였다. 개인은 물론 교회의 입장으로서 프로그램을 기획한 KBS에 감사한 마음이다.
 
몇 년 전에는 이태석 신부가 아프리카 수단에서 실천한 3년간의 봉사의 삶이 영상으로 소개되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영화 '울지마 톤즈'는 천주교의 대 사회 봉사활동과 이웃사랑 실천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어 천주교의 긍정적 이미지에 크게 기여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타계를 즈음하여 MBC를 통해 대대적으로 방영되었던 삶의 조명과 조문 실황 또한 같은 맥락이었다. 두 분 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았던 거룩한 신앙인이었으니 그 삶 앞에 마음을 조아리지 않을 수 없으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옷깃을 여미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우리 개신교에도 많은 사역자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오지 도처에서 그리스도의 빛을 발하고 있으며 소금으로 녹아지고 있는데 그 아름다운 봉사와 헌신을 소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암울한 역사적 현실에서 몸부림치고 있던 시절, 민족의 자주독립과 교육 및 구제활동 등으로 국가와 이웃을 향한 봉사를 제일먼저 시작한 것은 우리 교회였다. 그 뿐인가 한경직 목사님의 아름다운 빈손에서도 소개된 바와 같이 굶주린 북한을 향해 민간차원의 구호물품으로 쌀 1만 가마를 보낸 것이 북한 돕기의 시작이었다.
 
이렇듯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회가 실천한 사랑과 봉사는 역사적으로나 내용면에서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할 것이며, 금식을 할 때에는 오히려 얼굴에 기름을 발라 자기 의가 드러나게 하지 말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걸어왔기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의 사회 현실은 많이 달라졌다. 기독교의 진실이 오도되고 복음을 역행하는 무리들은 그것을 역 이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사실을 바로 알려서 전도와 선교차원에 긍정적인 면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없는 사실을 지어내거나 작은 일을 과장하여 공적이나 드러내려 한다면 그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지만, 그리스도의 빛을 널리 전파하는 일이고 그것을 통해 예수님을 따르고자 결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하는 일이라면 그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적극적인 선교전략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의 전파 위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다. 다만 소수의 역량있는 교회를 제외하고는 이 큰 콘텐츠를 감당하기에는 다양한 측면의 부담이 클 것이다. 차제에 교단적인 관심과 합의를 거쳐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새로운 선교전략으로 추진하여 제2, 제3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파되기 바란다. 그 결과 실추되고 있는 기독교의 이미지가 회복되고 전도의 기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손신철목사/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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