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하나님의 섭리

[ 목양칼럼 ]

어춘수목사
2012년 01월 06일(금) 10:36

2011년 전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어르신 교통카드를 받았다. 아니 벌써 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하면서,과연 내가 어르신 대우를 받을 정도로 제대로 인생을 살아왔는가? 목회는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수행해 왔던가? 대답은 글쎄다. 45살에 신대원에 입학을 하고 20여년을 정신없이 살아왔다. 이제 잠시 한숨 고르고 지난 날을 살펴보니 오늘의 나라는 존재는 놀라운 하나님의 손길과 섭리 가운데 만들어진 것이었다.
 
고3때 교육목사님의 권유로 연세대 신학과에 입학을 하였다. 연대 김찬국 교수님의 권고로,연세대 신학과 졸업과 함께 도시산업선교 훈련을 받았다. 예장 통합측과 연세대 대표로 훈련동기인 신상길,정진영,각 교단 대표 목사들과 함께 인생의 힘든 지역에서 도시산업선교 활동을 7년간 하였다.
 
그후 사업을 하며 거래처를 향해 가던 중 "너는 어떤 예수를 믿느냐?"는 주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차를 세우고 생각해보니 내가 믿은 예수는 내 입맛대로 만든 우상이었다. 이때 마가복음 10장 45절 말씀을 깨닫게 하셔서 성경을 펴 읽는 순간 회개의 영이 임하였다. 신학을 공부한 총각집사였고,어려운 사람들을 섬기며 가장 신앙생활을 잘하는 사람이었다고 자부했던 내가 세속적이고,위선과 가식의 탈을 쓴 자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차안에서 눈물을 한없이 흘리며 회개한 후 장신대 신대원에 입학을 하였다.
 
신대원을 졸업하고 모교회인 동신교회에서 4년간 지역사회봉사 담당교역자로 활동을 하였다. 목사 안수를 받게 되었을 때 나이 드신 권사님들이 여러분 찾아오셔서 축하를 해주셨다. 그때 권사님들은 내가 목사 안수 받은 것은 우리 할머니의 철야기도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밤이면 동신교회 중층에서 기도 멤버들과 함께 '우리 손자가 김세진목사님과 똑같은 목회자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셨다는 것이다. 내 나이 40 가까이 되었을 때 김세진 목사님께서 가끔 전화로 부르셔서 찾아뵙게 되었다. 그때마다 목회자의 자세,목사님의 목회 철학과 목회를 하시면서 후회되셨던 일,하시고 싶으셨던 일,당회와 장로들과 교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지나고 보니 이것이 바로 목회 실습이었다.
 
이처럼 내 뜻과는 다른 목회 현장에 있게 된 것은 할머니의 기도와 주위 분들의 중보기도,김세진목사님 외에 훌륭한 목사님들의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동신교회 각 교육파트에는 당시 한국교계에 유명한 신학자들이 오셔서 지도를 해주셨다. 자연히 중학교 때부터 훌륭한 목사님들을 통하여 훌륭한 교육을 받았다.
 
동신교회는 당시 창신동의 매매촌과 함께 있었고,청계천 오간수 다리 밑에는 걸인들이 살고 있었다. 신설동 쪽에는 넝마주이들의 거처가 있었다. 이외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교제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섬기게 하셨다. 놀랍게도 이러한 만남들이 지역사회 봉사활동,도시산업선교,특수선교에 많은 도움과 현 목회에 밑거름이 되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덧입고 세상의 빛으로 부름 받은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해야겠다. 더욱 낮은 자의 자리에서 이웃을 섬기며 은총의 한해를 보내야겠다.



어춘수 목사 / 꿈을주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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