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국의 신앙인들과 교회의 과제

[ 논설위원 칼럼 ]

임성빈교수
2012년 01월 06일(금) 10:22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문구가 참으로 실감나는 2011년을 보내면서 맞는 2012년이다.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낸 후라 이제는 위로와 희망을 받고 싶은 마음 참으로 크다. 그러나 들려오는 소문들과 전망은 이러한 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의 원함과 선택을 크게 개의치 않고 가속화되는 세계화로 인한 경제상황의 급변과 다문화사회의 부상,김정일 사망 이후에 더욱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북한 상황과 남북갈등,경제적-사회문화적으로 양극화되는 우리 사회,그리고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세대 간의 격심한 괴리 현상은 2012년 우리가 걸어가야 할 여정의 험난함을 예고한다.
 
정치권에 쏟아지는 비판은 이러한 험난한 여정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좌절과 분노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다. 가속화되는 세계화와 그에 적절히 대응치 못한 경제와 정치의 희생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즉 '88만원 세대'의 좌절이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확산시키고 있다. 또한 그들의 분노가 '나꼼수'를 통하여 분출되고 있다. 집권 세력과 '어른'들이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고,또 그럴 마음도 없어 보이며 능력도 의심스러우니 이제는 젊음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 시대의 외침이다.
 
그러나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도 가속화되는 세계화로 인한 사회적 변동에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니 오히려 적응에 더욱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자녀들의 진학과 혼인 등으로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50대에게 은퇴 압력을 가하는 사회변동은 치명적이다. 더욱이 이들은 교회에서도 큰 책임과 부담을 지고 있다. 기성세대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하여 헌신을 다하였던 산업세대이다. 특별히 60대 중반이상의 세대는 나라의 주권도 잃었던 시절을 거쳐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룬 세대이다.
 
그 분들의 인생여정이 너무 숨 가빴기에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젊은 세대보다 더욱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이들 세대에게 남과 북의 이념적,물리적 갈등은 젊은이들이 보는 그것과는 관점을 달리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러한 갈등의 최악의 상태,즉 전쟁을 직접 체험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세대 간의 차이는 우연이 아니며,지난 수십 년 우리 사회 안에서 축적되어 왔으며,최근에 더욱 가속적으로 심화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일지는 몰라도,사회적으로는 위기다. 이러한 위기의 극복을 위하여 '나꼼수'의 진행자는 '닥치고 정치'를 외친다. 이제는 젊은이들이 구체적인 정치적 선택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자리한다.
 
젊은 세대의 기성 세대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에 대한 비판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과연 오늘의 교회는 가속화하는 세계화로 인한 사회적 변동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급변하는 사회문화에 대한 복음적 대안을 적절하게 제시하고 있는가? 다문화사회에 대한 신학적,목회적 대안은 준비되었는가? 남과 북의 평화로운 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 충실히 실천되고 있는가?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로 인하여 갈등하는 이웃들과 함께 하는 지역 교회로 자리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 응답이 2012년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신앙인들에게 주신 사명,곧 과제일 것이다.

임성빈교수/장신대ㆍ문화선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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