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회에서는 모범적인 크리스찬, 그러나 부도덕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남편

[ 상담Q&A ]

김대동목사
2012년 01월 06일(금) 10:08

   
Q : 저는 60대 가정주부로,아들과 딸은 모두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여 직장을 잘 다니고 있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한 남편은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 있지만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일구며 아이들을 잘 키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퇴직 후 남편이 오랜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거의 매일 밤 고스톱을 치며 늦게 귀가하고 있으며,자녀들과 대화도 사라졌습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며 주일예배는 물론 성경공부에도 참석하는 모범적인 크리스찬으로 보이지만 이처럼 부도덕한 취미를 가진 남편의 위선적인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먼저 두 분 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오셨고,지금도 온 가족이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신다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모태신앙으로 자란 분들 가운데는 신앙이 일종의 문화가 되어 있어서 교회생활에는 익숙하지만 그것이 일상의 삶과는 무관한 경우들을 종종 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소 보수적이고 엄한 신앙교육을 받으며 자라다보니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경직성을 띄며 융통성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먼저 두 분에게는 이러한 모태신앙의 전형적인 특징들이 그대로 나타나는듯 합니다.
 
내담자께서는 남편의 부도덕한(?) 취미에 대해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셨는데,무엇보다 먼저 남편의 취미를 부도덕하고 위선적이라고 판단하고 정죄하는 그러한 마음을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그렇다고 화투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지만,의뢰하신 내담자 안에 윤리적인 잣대를 가지고 남편을 바라보고 대할 경우 이미 그 마음에 벽이 생기게 되고 그러한 정서적인 냉담함이 남편에게도 전달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 더 포용적이고 수용적인 마음을 가지고 남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데서부터 출발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지금의 남부럽지 않는 가정과 자녀들이 있기까지 한평생을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희생하고 헌신해 온 남편의 노고를 인정하고 격려하며,가족들이 항상 고마워하고 존경함을 표현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남자들이 퇴직 이후,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몰라 방황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함으로 인해 무척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날만한 친구도 없고,이렇다 할 취미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 함께 취미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는 그래도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그 모임에 있을 때에 자신의 존재의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따라서 이것은 남편의 위선적인 행동을 탓만 할 것이 아니라,가정이 그러한 모임을 대체할 수 있는 역할을 먼저 감당할 때에 비로소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즉 도덕적 판단자가 되어서 정서적인 냉대를 계속하는 한 남편은 계속해서 그 모임을 찾아갈 수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보다 따뜻하게 맞아주고 포용할 뿐 아니라,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적절한 위치와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자녀들과 함께 온 가족은 물론,부부만의 여행을 통하여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남편이 형식적이고 외형적인 신앙의 모습을 탈피하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끊임없이 중보하는 것 또한 빼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꼭 승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대동목사 / 분당 구미교회ㆍ총회상담아카데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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