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흐르고 있는가? 행진하고 있는가?

[ 논단 ] 주간논단

고시영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1월 02일(월) 14:48

올해는 총회 1백주년인 동시에 '생명 살리기 10년'이 끝나는 해다. 총회는 새로운 핵심가치를 정하고 교단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더욱이 최근 교회들이 세상으로부터 도덕적ㆍ영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고, 교회성장 후퇴, 사회현실 급변 등 새로운 프레임을 짜야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제 교회는 생존 그 자체를 염려해야 하는 위기에 빠져있다.
 
이러한 위기를 총회는 극복해야 하며, 극복할 수 있다. 총회는 하나님의 총회요, 다양한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지난 총회에서 장기발전연구위원회를 구성했다. 장기적으로 총회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면 상당한 유익을 총회에 줄 수 있다.
 
첫째, 현 총회의 실상을 정리할 수 있다. 발전 계획을 세우려면 현 상황에 대한 통렬한 평가가 필요하다. 현재를 알아야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 평가란 잘ㆍ잘못을 구분하는 것이고 특히 잘못하는 것들에 대해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냉정한 평가를 통해 미래의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둘째, 집중과 지속을 할 수 있다. 목표와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계획이 수립돼야 그 일에 집중하고, 그 일을 지속하여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전략이 없으면 우왕좌왕하다가 실기하게 되고 인력과 재산을 낭비하게 된다.
 
셋째, 노회와 교회에게 안정감과 기대감 그리고 긍정적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교회가 잘되야 노회가 잘되고, 노회가 잘되야 총회가 잘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모든 일을 해 왔다.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총회가 잘 되야 노회가 잘되고, 노회가 잘되야 교회가 잘된다. 지금은 노회와 총회 불신 기류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 총회주일 헌금이 줄고 재판에 불복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며 일부 교회 문제가 이토록 어렵게 되는 것은 노회와 총회가 그 권위를 상실하여 생기는 현상이다. 민주적이며 영적인 발전 계획이 있으면 노회도, 지 교회도 총회를 권위있게 바라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장기발전계획 수립을 위해 근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뼈대를 재검토해야 한다. 또 총회 구조를 재정비하고 장기계획을 실천하는데 적합하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전략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그 어떤 정책도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한다. 장기 발전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 바꿔야 한다.
 
넷째, 목회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총회는 일선 교회의 목사들이 목회를 잘하도록 뒷받침하는 일을 해야 한다. 목회가 무너지면 결국 총회도 무너진다. 나무가 죽으면 언젠가는 숲도 죽는다. 목회권을 보호한다는 것은 목사를 일방적으로 두둔한다는 뜻이 아니다. 목사의 목회권은 독재가 아니다. 반드시 평신도 지도자들의 협력과 창조적 견제가 필요하다. 문제는 어떻게 이것을 조화롭게 하느냐에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발전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여론을 들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이해 당사자들은 물론 교인들이 긍정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목사ㆍ장로 총대는 물론 총회의 상임 부서장들, 실무 총무들, 각 신학대학교 이사장 총장들, 노회장들과 총대가 아닌 목사, 장로, 안수집사, 권사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우리 총회는 총대들의 총회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모든 교인들의 총회이기 때문이다.
 
장기 발전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 조심할 일도 있다. 지나친 과욕을 품는 것,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것, 압력에 굴복하여 적당히 하는 것, 현실을 무시하고 너무 이상적으로 짜는 것 등이다. 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역사적인 과제이다. 이 일을 맡은 우리 위원회는 분석과 통합의 방법으로, 열정과 냉정으로,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할 것이다. 하나님과 교인들 앞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그래서 그냥 세월따라 무기력하게 흐르는 총회가 아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려고 목표를 향하여 행진하는 총회를 만들 것이다.


고시영 목사 / 장기발전연구 위원회 위원장ㆍ부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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