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날 시작의 징표

[ 목양칼럼 ]

어춘수목사
2011년 12월 29일(목) 16:24

2010년 함해노회 부노회장으로 있으면서 노회내 자립화 대상 교회를 담당했었다.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 성장에 관심을 가지듯이 자립화 대상 교회 목회자들은 자립화와 성장에 더욱 목말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러 다니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우리 교회도 그렇고 그들을 위해서도 어떠한 방법이 있을가 해서 세미나도 참석하고,교회성장에 대한 공부도 해보고,성장한 교회의 자료도 찾아보고,심지어 국내와 미국의 성장한 교회들도 찾아가 보았다. 그 가운데 다양한 방법과 답은 얻었으나 만족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근본적이고 중요한 답을 나는 함해노회 역사에서 찾았다. 이를 '과거,현재,미래'라는 제목으로 노회내 자립화 대상 교회 목회자들과 현장 답사 형식의 세미나를 가졌었다. 그 결과 우리 모두가 만족하였고 하나님께 한걸음 더 가까이 가는 계기가 되었다.
 
1950년 12월23일 저녁, 함경도 흥남에서 철수하던 미군 LST 배를 타고 거제도 장승포 항으로 피난 온 사람들 중 함경도 구룡리교회에서 피난 온 교인들도 있었다. 이들이 주먹밥 하나씩 배급을 받고 인근 산에서 23일 밤을 지새고,24일 동부 초등학교 교실에 자리를 잡았다. 구룡리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도 25일 성탄절 예배를 드리기 위한 예배처소를 찾았다. 그 지역에 예배처소가 없자 피난민들끼리 학교 교실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렸다. 미래도 불투명한 피난민들인 그들은 12월31일 동부 초등학교에서 교회 설립을 선포하고 교회 설립예배를 드렸다. 이렇게 피난 온 교인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 것이 바로 동부교회와 함해노회의 시작이었다. 피난지에 온지 1주일 만에 일어난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시작한 노회가 2011년 10월 현재 2백54개 교회를 품은 노회로 성장하였다.
 
사람은 과거 사건과 타인의 경험을 자신의 유익으로 바꾸어 소유하는 능력과 필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과거의 사건이 구체적으로 오늘의 현실적 경험으로 임하는 것이 바로 신앙의 본질이고 역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꿈을주는교회와 자립화 세미나 참석했던 일부 교회에서 1951년 거제도 동부면에서 시작된 피난민들의 신앙과 믿음을 본받아 피난민의 간절한 예배를 도입 적용하였다. 여기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꿈을주는교회에서는 개척 초기부터 노숙자들과 교인들이 함께 찬양예배를 드려 왔다. 이 찬양예배를 초기 피난민 시절의 예배와 같이 변화시켜 예배를 드렸다. 뜨거운 찬송,뜨거운 기도,뜨거운 말씀으로 돌아갔다.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맡기는 예배를 드렸더니 노숙자들이 변화되기 시작하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취직을 하는 사람,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써달라며 헌금을 하는 사람,십일조를 바치는 사람,특별헌금을 하는 사람들까지 나오게 되었다. 술먹고 와서 시비거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은총이요,하나님의 섭리인 것을 보게 되었다.
 
   
기독교는 확실히 새로운 비전과 희망의 종교이다.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라는 하나님의 시간 산정법처럼 어두워지는 때가 시간의 처음단계이고 그 후 아침이 오는 것이다. 어둠과 질고의 날은 새 날의 시작의 징표로서 삶을 보람과 도전을 갖게 하고 생명을 갖게 한다.


어춘수목사/꿈을주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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