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 NGO칼럼 ] NGO칼럼

전응림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2월 27일(화) 14:07
90년대 부목사로 교회를 섬길 적, 어느 초가을 오후였다. 난데없이 술 취한 청년 한명이 교회사무실을 찾아와 막무가내로 자신의 처지를 하염없이 하소연하는 것이 아닌가?
 
업무로 바빴지만 그의 이야기를 묵묵히 오랫동안 들어 주었다. 한참을 하소연하던 청년은 긴 한숨을 내쉬며 여기 저기 교회를 찾아가 봤지만 술에 취해 있어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인사를 거듭했다.
 
그는 시골에서 미자립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너무도 가난하게 살아가던 부모는 불치의 병을 얻어 제대로 치료 한번 받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주의 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유언으로 남기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보면서 실망과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렸지만 사업이 망하고 이혼까지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노라고 하소연했다.
 
평생 어렵게 미자립교회를 섬기며 살아온 결과가 과연 이것인가? 주변의 도움도, 그 누구의 위로도 받지 못는 것에 대한 섭섭함을 이야기 하며 오늘에서야 목사님과 함께 조금이라도 풀 수 있어서 감사하단다.
 
평생 어렵게 미자립교회를 섬기며 살아온 결과가 과연 이것인지 고민했던 그는 내 위로가 힘이 되었던지 기도원에 올라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갈 길을 다시 찾아보겠다고 다짐하고 돌아갔다.
 
2~3개월 후 그 청년이 다시 교회를 찾아와 그때 손에 쥐어준 용돈에 이자 얼마와 선물을 주며 빚을 꼭 갚고 싶어서 다시 찾아왔노라고 했다. 재기를 다짐하며 몸부림던 그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 가정이 많다. 누군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지난날 만났던 청년처럼 삶에 대해 좌절하고 방황할 우리의 이웃들이다.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풍요를 감사하고,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절을 보내며 우리가 돌아봐야 할 그늘진 곳은 어디일까? 찰스 쉴든의 소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의 내용처럼 나의 삶의 현장에서 예수님의 마음으로 섬길 곳은 어느 곳일까?
 
이제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됐다. 기아대책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겨울이 되면 차가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따뜻해 질 수 있도록 난방비 지원 캠페인을 진행 하고 있다. 올해도 '희망의 불을 켜자, 희망은 온도를 높이자'라는 취지로 '희망온' 캠페인을 전개한다.
 
지난해는 많은 사랑의 손길이 모아져 저소득결손가정 1천7백여 가구와 행복한홈스쿨 및 영세복지시설 33개소에 난방비를 지원했고 4천9백여가정에 김장김치 등 겨울철 먹거리를 전달했다. 조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 몸이 아프지만 난방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아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유가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서민과 저소득층이 더 어려운 이때에 우리 모두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는 나눔이 필요하다.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조건 없이 나눔을 실천해 하나님과 이웃, 그리고 우리 모두가 행복한 겨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응림(목사ㆍ기아대책 지역협력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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