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회 위기는 목사들의 탓" 이지성작가 '한국의 진짜 목사를 찾아서' 출간

[ 인터뷰 ] 책 속의 7명의 목회자 자성의 목소리 높여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1년 12월 09일(금) 15:51
'리딩으로 리드하라' '스무살 절대 지지 않기를'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이지성씨(사랑의교회)가 최근 흥미로운 제목의 신간 한 권을 펴냈다. '한국의 진짜 목사를 찾아서(15일 출간,다산초당)',그 누구보다 대중과 가까이 호흡해온 그가 왜 이렇게 비대중적인(?) 내용의 책을 쓴 것일까. 알고 보면 "이지성은 개독작가냐" 등 이미 많은 악플을 경험해본 그다. 한편에선 '이번 기회에 내 종교에 대해 좀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에 부는 자정의 바람이 되었으면 한다' '교회 다니는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해줘야겠다' 등 벌써부터 새 책을 기다리는 고정 독자들도 많다.
 
   
출간을 2주여 앞둔 지난 1일 만난 이지성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8년간의 초등학교 교사 생활과 작가로서 긴 무명 시절을 보낸 까닭인지 그에게는 수 만 가지의 이야기꺼리가 내재돼있는 듯 했다. "어떻게 하다 기독교가 이렇게까지 됐나 싶어" 쓰게 됐다는 이 책은 7명의 목회자에 대한 인터뷰집이다.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만난 이들은 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 정성구박사,지구촌교회 원로 이동원목사,영등포에서 노숙자를 대상으로 무료급식을 펼쳐온 박희돈목사,단군상 철거로 법적구속까지 갔던 최흥호목사,국내 이단전문가로 통하는 탁지원 탁지일목사 형제,7080 인기가수 출신의 김종찬목사 등이다. "목사도 아닌데다 날라리 신자인 내가 왜 이런 책을 써야 하나 집필 내내 짜증이 났다"는 그는 이날 인터뷰 내내 자신이 만난 인터뷰이(interviewee)들의 말을 빌어 이야기했다.
 
칼빈주의 기초부터 공부하고 기독교강요를 독파하는가 하면,관련 CD를 10번 이상 듣는 등 그는 한 사람 한 사람 인터뷰하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인터뷰만 1년 6개월,10개월간 집필에 매달렸다. "11년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기다렸다"는 최흥호목사에게서는 한국교회가 외면해온 우상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를 느꼈고 "영원의 관점에서 돈과 명예의 유혹을 벗어난 삶을 산다"는 김종찬목사에게는 존경심을 갖게 됐다. 탁지원 탁지일형제를 만났을 때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몇 번이나 물었다. "아버지처럼 비참하게 죽으면 어떻게 할거냐"고.
 
7명의 목사들을 인터뷰 한 결과,그는 공통적으로 듣게 된 말이 있다고 했다. 오늘의 교회 위기는 '목사들의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였다. "한 대형교회 목사님이 설교시간에 이런 얘기를 하셨대요. 왜 살아있는 목사들이 이미 세상을 떠난 추기경이나 불교 지도자들보다도 존경을 받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구요. 그들의 가슴 속에는 국민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목사님들의 가슴 속에는 교인만 있잖아요." "이 책의 출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한 작가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되라고 하신 말씀대로 교회의 빛이 아닌 세상의 빛으로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목사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지성작가는 끊임없이 자신은 '날라리 신자'라고 했다. 어머니는 뱃속에서부터 나실인으로 서원하셨다지만 설교 시간엔 졸고 새벽기도도 안가고 철야기도는 제일 싫다고. 길바닥 돌멩이만 봐도 슬펐다는 무명 시절에는 하나님이 너무 싫어서 하늘에 대고 삿대질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 책이나 어떤 매체에서도 주님을 부끄러워한 적은 없어요. 출판사에서 기독교적인 내용을 빼라고 해도 전 쓰고 싶은 거 씁니다. 주님이 저를 더 좋아하실 수도 있잖아요?"
 
기아대책 어린이개발사업 홍보대사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팬클럽 폴레폴레(아프리카 말로 천천히 천천히) 회원들과 함께 서울역 쪽방촌 아이들에게 인문고전 독서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어느 목사님의 요청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10년째다. 아시아 저개발 국가 및 아프리카에 1백개의 학교,병원을 짓는 것은 그의 벅찬 꿈이다. 그리고 그 꿈의 설레임을 더 많은 독자들에게 나누어줄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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