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비타민

[ 예화사전 ]

김규목사
2011년 12월 08일(목) 15:25

1950년대 한국전쟁 직후,전라남도 광주에는 굶주린 사람이 많았습니다. 의사이자 선교사였던 카딩턴은 그들에게 빵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병원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빵을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빵을 나누어주던 한국인 직원이 큰 소리로 한 부인을 나무랐습니다. 빵을 두 번 타려고 줄을 섰다는 것이었습니다. 직원은 범인을 색출한 형사처럼,부끄러워 몸둘 바 모르는 부인을 몰아붙였습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부인은 죄인처럼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때 카딩턴이 달려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은 그는 부인을 나무라는 대신 큼직한 빵을 하나 더 안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직원에게 "이 부인은 가족이 많은가 봐요"라고 했습니다. 직원의 눈에는 질서와 줄 서기만 보였던 것입니다. 배고픈 사람은 보이지 않고 범죄자만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카딩턴에게는 부인의 굶주린 가족이 보였습니다. 똑같은 상황도 보는 사람에 따라 이렇듯 달라집니다.
 
정신분석가 빅터 프랭클에게 밤늦게 전화가 왔습니다. 모르는 청년인데 자살하겠다고 했습니다. 안타까워서 갖가지 말로 설득하는 사이 날이 밝아버렸습니다. 밤새도록 통화한 것이었습니다. 청년은 드디어 마음을 바꾸었고,죽지 않고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프랭클은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왜 마음을 바꿨을까? 내가 한 말 중 어떤 말이 감동을 주었을까?' 그래서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청년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나처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목숨을 구하려고 밤새 수화기를 놓지 않는 분이 있는 세상이라면,아직은 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인생은 고달픕니다. 죽기보다 살기가 힘든 것이 인생입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암 선고에 절망하는 사람도 있고,진학에 실패하고 사업에 실패해서 죽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마음을 알아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비난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아픔을 나눌 사람을 만나면 치유가 일어납니다. 살 힘을 얻습니다. 사람에게는 사람이 약입니다. 카딩턴이나 프랭클 같은 사람은 인생의 비타민입니다.
 
   
우리는 만나는 사람에게 비타민이 되었습니까? 우리 때문에 세상에서 살 희망을 얻은 사람이 있었습니까? 절망밖에 없던 사람이 희망을 얻었습니까? 그것이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해야 할 질문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모두 변화되었습니다. 죄인이 용서받았고,병자가 고침을 받았고,절망에 빠진 이들이 희망을 얻었으며,죽은 자가 살아났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군가에게 삶의 희망이 되는 존재입니다.

김규목사/양평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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