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총회 결의와 책임

[ 교계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1년 12월 06일(화) 16:59
"총회는 개교회들이 처한 형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후원만 요청하고 있습니다. 개교회들의 정서를 파악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지난 5일, 공주원로원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총회에 대해 느끼는 개교회들의 바닥 정서가 가감없이 드러났다. "총회에서 재정 후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와 대부분 그 자리에서 공문을 폐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지난 2010년 본교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교회 경상수입 결산액이 전년도와 대비해 1.72% 삭감돼 전국교회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총회는 개교회들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채 후원만 요청하는데 대한 불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지난 96회 총회에서 2012년 1월 1일부터 연금미가입 은퇴목사들의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개교회들이 은퇴목사들의 생활비까지 부담해야 하는데 따른 하소연이기도 했다.
 
이날 논의는 총회 때마다 총회 총대들이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채 무턱대고 건축을 결의한 것에 대한 문제지적이었다. 사실, 그동안 총회에서 건축 모금을 결의한 이후, 빚어진 위기는 한 두건이 아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기풍선교기념관 건축이다. 총회는 공사비 지불을 위한 차입금을 해결하지 못해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각 노회에 건축비를 분담시켰고 한 대형교회가 운영을 맡으면서 사태는 해결됐지만 이기풍선교기념관은 수년간 총회의 골칫거리였다. 이러한 문제가 공주원로원 건축으로 다시 재연됐고 이 자리에서 그 대안을 모색하던 중에 개교회들의 정서들이 가감없이 표현된 것.
 
이것은 공주원로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울릉도선교백주년기념관 건립과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 건립 등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제96회 총회 때, 총회장은 총회창립1백주년기념관 건립안이 상정됐을 때에 총회 총대들을 향해 건축비 부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더 이상 건축 문제로 총회가 어려움을 겪는 일을 반복하지 말자는 뜻을 총대들에게 확인시켰다. 앞으로 총회의 결의는 보다 신중하게 하고 결의가 됐을 때는 분명히 책임을 지는 성숙된 자세가 더욱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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