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도 고위층(苦慰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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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복목사 webmaster@pckworld.com
2011년 12월 05일(월) 16:27

2002년 11월 중순 손끝이 시릴 정도로 차가움이 몰려왔습니다. 사람들은 김장을 담그고 가난한 산동네 가정에서는 연탄을 백장,이백 장씩 들여놓고 있었습니다.
 
연탄과 쌀만 있으면 어떤 부자도 부럽지 않다는 말도 있듯이 없는 사람들에게 연탄은 마냥 소중했습니다.
 
이런 이웃들의 고통을 아는 한 후원자가 "경기도 안 좋고 기름 값도 너무 올랐는데 사랑의 연탄을 나눠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무료급식,노숙인쉼터, 자활사업(보물상,구두대학) 등의 일만으로도 바쁜 나날이었기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서너 차례 전화가 왔습니다. "언제 연탄을 나눌 겁니까? 우선 천장을 후원할 테니 더 춥기 전에 시작합시다."
 
이렇게 되어 '사랑의 연탄은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연탄을 때느냐?" 반문도하고 의아해하지만 전국에 연탄소비가구가 27만 가구입니다. 그중에 생계와 경제적 곤란 등으로 사랑의 연탄을 지원해야 될 어려운 가정은 12만가구입니다.
 
현재 연탄 한 장은 오백 원. 하루 3장만 있어도 혹한기 하루 종일 방안을 따뜻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오백이 없거나 여의치 않아 추위와 싸워야하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이런 극빈가정에 사랑의 연탄을 무상으로 지원,배달하는 '사랑의 연탄은행'은 10월에 시작하여 다음해 4월까지 운영됩니다. 여름에는 전국 연탄사용가구조사와 방문 그리고 장마철을 전후하여 백장씩 지원합니다.
 
장마철에는 방안이 눅눅하고 지병과 신경통 등으로 고생하는 영세어른들이 많아 한차례 연탄을 배달합니다.
 
요즘 '사랑의 연탄봉사'는 교회,연예인,정부고위관료,기업대표 등 사회지도층이 참여하고 있는 일명 '고위층 봉사'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고위층이란 뭘까?' 생각하다 금년 1월 연예인들과 함께 서울 금호동 쪽방촌에서 연탄봉사를 하는 가운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적 신분과 직책보다 '고(苦)통 받는 이웃을 위(慰)로하고 격려하는 층(사람)'.
 
바로 이런 사람이 진정한 고위층(苦慰層)이 아닌가?
 
성경에도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마25:35)',"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마20:28)"고 했습니다.
 
봉사를 마친 연예인들과 마무리를 하며 이런 덕담을 나눴습니다. "오늘 비로소 고위층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고위층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그 후 트위터(Twitter)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연탄은행 목사님~ 고위층?은 고통 받는 사람을 위로하는 층~~"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독실한 신앙인 한혜진 씨였습니다.
 
어느새 한해가 저뭅니다. 저문다는 것은 다시 떠오름을 시사하듯,죄인들을 구원하기위해 강생하신 예수그리스도,그 분의 오심을 축하ㆍ경배하는 한국교회는 성탄의 의미와 뜻을 새기며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진솔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그런 마음과 열정으로 새해를 창조해 갔으면 합니다.
 
예수그리스도는 고위층(高位層)이 아닌 '고위층(苦慰層,noblesse oblige)'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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